월드컵을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독창적인 서체의 서예집이 나왔다.서예가 늘빛 심응섭(沈應燮ㆍ59) 혜전대 교수는 최근 한글을 그림글자처럼 사람이나 동물을 형상화한 작품 200여점을 모아 ‘아름다운 한글서예’를 펴냈다.
심 교수가 30년전 독자적으로 창안한 한글 서체는 한글의 글자 꼴과 의미를 오묘하게 결합, 조형미를 살리고 표음문자(表音文字ㆍ소리글자)의 딱딱한 이미지를 회화화해 살아 움직이는 듯한 게 특징이다.
그러나 그의 서체는 궁체나 고체 등 전통적 서체를 고수하는 기존의 보수적인 ‘서단’으로부터 이단 취급을 받았다.
“과학적이며 아름다움과 멋스러움을 가진 한글을 새로운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안타까웠습니다.”
국내에서는 인정조차 받지 못했지만 외국에서는 그 반대였다. 1999년 중국 베이징 초대전을 시작으로 2000년 일본 도쿄 초대전, 2001년 독일 베를린 초대전 등에서 한글을 이용한 창작적 작품 세계를 인정받았다.
“보수적인 전통 서체로는 보여주지 못한 한글의 우수성을 해외 초대전을 통해 알렸다’는 그는 일부 작품을 독일 대통령궁과 동아시아 박물관 인종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그는 “월드컵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높아진 만큼 한글의 아름다움과 우수성도 함께 전세계에 알리는 게 서예가들의 책임”이라며 자신의 서체가 그 일익을 담당할 것임을 확신했다.
이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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