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2·3남인 홍업(弘業) 홍걸(弘傑)씨 등 검찰에 소환된 대통령 아들들이 저마다 다른 진술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현철씨는 조사기간 내내 철저한 ‘반항아’ 스타일로 일관했다. 애초부터 소환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던 그는 조사과정에서도 “그게 아니라는데 왜 그러십니까”라며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즐겨 읽던 성경 ‘욥기’를 인용, “당신은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떳떳하시오”라고 공격을 펼친 검사에게 “이 종을 재판에 붙이지 말아주시고 원수들의 손에서 저를 건져주소서”라는 시편 ‘다윗의 노래’를 펼치며 역공, 화제를 모았다. 이 때문에 당시 그는 ‘뻔뻔스럽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반면, 홍걸씨는 시종 반성하는 태도를 취해 좋은 대조를 이뤘다. 그는 검찰의 호된 추궁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소심한 성격 탓에 자주 변호인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유약한 막내’의 이미지로 이어져 동정여론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홍업씨의 경우는 절충형. 출두 당시 비장한 모습으로 과거 현철씨를 연상시켰던 홍업씨는 그러나 조사가 진행될수록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현재 평정을 되찾은 상태이며 검사의 추궁에 부연설명까지 하는 등 혐의 사실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도 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인사는 “홍업씨가 외향적인 성격인데다가 경륜도 있어 현명하게 조사에 응할 것으로 본다”며 “현철씨와 홍걸씨의 선례도 있는 만큼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