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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19)수카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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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19)수카르노

입력
200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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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6월21일 인도네시아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수카르노가 69세로 작고했다.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립한 제3세계 나라의 초대 최고 권력자들이 흔히 그랬듯이 수카르노도 민족운동으로 자신의 정치 이력을 시작했다.

고교 시절 독립운동에 몸 담은 그는 네덜란드 식민 당국에 맞서며 투옥과 유배를 되풀이 겪다가 1942년 인도네시아를 점령한 일본군에 의해 석방돼 협력했다. 1945년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일본군이 물러가자 수카르노는 네덜란드로부터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선언하고 1950년 초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수카르노는 1955년 자바섬의 반둥에서 제1회 아시아아프리카회의를 주최하면서 비동맹중립외교의 주역이 됐고, 국내 정치에서도 서유럽식 자유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는 교도(敎導)민주주의를 제창했다.

일반 대중에 대한 엘리트의 교도적 역할을 강조하는 교도민주주의는 사실 권위주의적 색채가 짙었다.

수카르노는 1959년 자신이 소속된 국민당을 비롯한 3개 민족주의 정당(NAS)에다 5개의 종교정당(A)과 공산당(KOM)을 연합한 9개 정당의 나사콤 체제를 구축해 반식민주의와 반봉건주의의 기치 아래 권력을 장악하고 1963년 종신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수카르노의 연공(聯共) 정책은 군부의 불만을 불러일으켰고, 1965년 친미적 장군들로부터 수카르노 정권을 보위한다는 구실로 공산당이 일으킨 쿠데타(9ㆍ30사건)가 하루 만에 육군 참모차장 수하르토에 의해 진압되면서 수카르노는 날개를 꺾였다.

두 해 뒤 친미반공 군부를 대표하는 수하르토에게 권력을 이양한 수카르노는 일체의 정치활동이 금지된 채 보고르 교외의 자택에서 쓸쓸히 죽었다.

그러나 한 세대 뒤인 2001년 7월 수카르노의 맏딸 메가와티는 인도네시아의 네 번째 대통령이 되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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