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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휩싸인 예루살렘 "등교버스 타는건 죽음의 제비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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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휩싸인 예루살렘 "등교버스 타는건 죽음의 제비뽑기"

입력
200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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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가기 위해 버스 타는 일이 이제 죽음을 결정하는 제비 뽑기처럼 됐다.”이스라엘인들은 18일 예루살렘 도심 버스에서 일어난 자폭 테러로 심각한 근심에 사로잡혔다. 특히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은 도심을 가로 질러 매일 수만 명의 학생을 버스에 태워 보내는 학부모들이다. 이날 테러 희생자 대부분이 등교를 위해 버스를 탔던 고등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맞추지 못해 매일 이용하던 사고 버스를 놓친 여고생 이디트 벤-도르는 사건 직후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께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물가가 비싸기로 소문난 이스라엘에서 시민들이 가장 효율적이고 믿을만한 교통 수단으로 여겼던 버스는 생명을 위협하는 대상으로 돌변했다.

10대의 두 딸을 둔 어머니 슐라 카테그노는 버스 테러 이후 둘째 딸 카린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고 단단히 말했다. 어디로 가려거든 자신이 직접 차로 태워주거나 택시를 이용하고 그러기 힘든 상황이면 “약속을 취소하라”고 했다.

학기가 끝나고 방학을 시작해도 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학생들 대부분은 여름 캠프에 참가하기를 원하고 이때 이용하는 버스 역시 자폭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부 네타냐의 한 학부모는 “아이들을 버스에 태우며 속으로 이 아이들을 다시 못 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늘 사로잡히게 됐다”며 불안한 마음을 털어 놓았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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