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이 18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와의 회동에서 8ㆍ8 재ㆍ보선에서 마산 합포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차남 현철(賢哲)씨의 공천을 단도직입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의 대응이 주목된다.한나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19일 “YS가 현철씨의 재보선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반대였다”며 “YS가 민주계인 서 대표를 상도동으로 초청, 현철씨의 공천을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YS의 태도로 보아 현철씨 공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서 대표 취임 이후 개선된 이회창 대통령 후보와의 관계도 급속도로 나빠질 것”이라며 “YS가 대선국면에서 이 후보를 적대시하는 최악의 관계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YS는 서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30분 이상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측은 내부적으로 ‘공천불가’로 거의 가닥을 잡은 상태다. 한 측근은 “현철씨를 공천할 경우 8ㆍ8 재보선은 물론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YS와의 관계악화가 우려된다고 현철씨를 공천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틈바구니에 끼인 서 대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서 대표와 만난 한 최고위원은 “서 대표가 밤새 거의 잠을 못 이룬 것 같더라”며 “이 후보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어떤 선택이든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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