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는 월드컵을 무려 1년여 앞둔 지난해 5월 2002년형 누비라Ⅱ 출시와 함께 2개월간 ‘월드컵 8강 이벤트’를 펼쳤다. 누비라Ⅱ 승용차를 할부로 구입하는 고객에게 차량 구입비 중 100만원 가량을 돌려주기로 한 것.이벤트에 힘입어 대우차는 판매가 40% 가량 증가했다. 당시 행사에 참여한 차량 판매 대수는 2,735대. 대우차는 2억원을 들여 가입한 보험을 통해 이달말까지 고객들에게 총 27억3,5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18일 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탈리아를 누르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하자 ‘8강 예감’을 적중시킨 기업들에 희색이 만연하다. 희박한 확률 탓에 적은 비용(보험료)을 들이고도 톡톡한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보컴퓨터 역시 대우자동차처럼 일찌감치 8강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해 6월 한국 축구 대표팀 8강 진출시 패키지 PC를 구입한 고객 모두에게 15인치 LCD모니터를 무료로 나눠주는 ‘월드컵 D-365 코리아 8강 진출 대축제’를 진행한 것. 특히 안정환의 연장 후반 골든골을 예상한 듯 패키지 상품명도 ‘골든볼 패키지’로 정했다.
당시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은 모두 3,000여명. 삼보컴퓨터 유태귀 팀장은 “1년 전의 즐거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한화재는 무려 30개월 동안 8강 이벤트를 진행했다. 1999년11월부터 지난달말까지 장기보험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3,000명을 추첨해 16강 진출시 총납입보험료의 10%, 8강 진출시 20%를 지급키로 했다.
이 기간동안 장기보험 가입건수는 17만여건. 대한화재는 16강 진출로 14억원 가량, 8강 진출로 25억원 가량을 고객들에게 되돌려줬다.
미처 8강 마케팅을 준비하지 못했던 기업들은 부랴부랴 4강 마케팅, 나아가 우승 마케팅까지 서두르고 있다.
대표팀의 16강 진출로 이미 고객들에게 32억원의 축하금을 지급한 KTF는 4~30일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코리아 팀 파이팅 상금페스티벌Ⅱ’를 개최한다.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한 뒤 4위를 차지하면 응모고객 중 160명을, 3위를 할 경우 320명을, 2위를 할 경우에는 640명을 추첨해 각각 100만원씩 지급한다. 또 그랜저KG와 최고급 스탠드형 에어컨을 부상으로 내걸고 우승국 맞추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CJ39쇼핑은 한국팀이 스페인을 꺾고 4강에 진출할 경우 경기 시작 전까지 구매고객 가운데 4,000명을 추첨해 구매금액의 40%를 적립금으로 지급하며,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는 4강 진출시 19~22일 4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1만원권 쿠폰을 지급한다.
농수산TV는 아예 우승 이벤트를 들고 나왔다. 19~30일 ‘한국축구 우승기원 100% 적립 이벤트’를 통해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할 경우 총 1만명을 추첨해 구입금액의 100%를 적립금으로 지급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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