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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김기덕 감독 '해안선' 촬영현장…"장동건 훈련병 똑바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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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김기덕 감독 '해안선' 촬영현장…"장동건 훈련병 똑바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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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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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든 게 장동건이야?” “비슷하네.”아스팔트에서 김이 날 정도로 무더운 날씨의 전북 부안군 위도. 장동건과 배우 24명이 갯벌 훈련을 마치고 구보로 ‘2459 박쥐부대’ 앞에 도착했다.

17일 오후 2시. 자글자글 햇살이 피부를 태운다. “3번 학생(장동건) 똑바로 못하지.” “카메라 의식했다간 죽어.”

해병대 하사관 예비역 훈련조교들의 호된 구령에 배우들이 얼었다. 구경 나온 마을 사람들은 장동건을 찾지만 누가 장동건인지, 김정학인지 배우들이 분간이 안된다.

독특한 주제와 영상미의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늘 화제를 불러 일으키지만 이번에는 그 색이 좀 다르다.

장동건이라는 스타와 만났기 때문이다. ‘나쁜 남자’의 흥행 성공(80만명)으로 이제 대중성까지 갖게 된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제작 LJ필름)이 17일 위도면 논금마을의 세트장에서 첫 촬영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자리는 ‘군인 정신’을 갖기 위한 배우들의 2박3일 일정 해병대 훈련 퇴소식을 겸했다.

영화는 대간첩 작전에 나섰던 병사가 우연히 민간인을 살해한 후 간첩 잡은 해병으로 포상을 받지만 점점 미쳐간다는 내용.

당초에는 동해안 화진포 등 내륙 해안가 군부대의 협조를 얻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군의 사기를 저하할 내용”이라며 군에서 펄쩍 뛰는 바람에 내륙 해안에서는 촬영장을 구할 수가 없어 93년 ‘페리호 참사’의 현장, 위도에 2억원을 들여 1,000평 규모의 세트를 지었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시나리오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그게 영화의 50%쯤 차지할 것이다. 나머지는 배우가 할 일이다. 그 문서를 두고 능력을 발휘하는 건 그들의 몫”이라며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장동건이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로는 “동건이가 예술배우가 되고 싶었나”, 자신이 장동건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돈 좀 벌어보려고” 식의 농담으로 피해간 김기덕 감독.

그러나 장동건에 대한 배려와 애착은 남다르다. 지난 주 장동건은 차를 몰고 홍천의 빨간 버스(영화 ‘수취인 불명’에서 소품으로 쓰였던 버스로 시나리오 작업은 이 버스에서 한다)로 김 감독을 찾아가 밤을 새우며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했다.

“시나리오 원안에 베드신이 있으나 나 역시 장동건을 이용해 돈을 벌어보려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중”이라며 “그러나 아마 베드신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비 7억원의 ‘해안선’은 7월 중순까지 가편집을 마치고 베니스 영화제의 본선경쟁작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

■장동건 "사고친후 사이코로 변하는 군인역 매력적"

“감독님 영화가 좋아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 감독님은 우리를 두고 ‘사랑하는 데 어울리지 않는 사이 같다’고 표현했는데, 진짜 어울리는지는 살아봐야 아는 것 아닌가. 어울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목이 쉬었다. 얼굴은 검게 그을렸고, 통통하던 볼살도 홀쭉해졌다.

눈빛? 감독은 “카메라를 대봐야 영화에 적합한 강상병의 눈빛인 지 알 수 있다”고 말하지만, 나약해 뵈지는 않는다.

이틀간 단 6시간만을 자는 강행군을 마친 장동건은 “알고 왔으면 빠져 나갔을지도 모를 만큼 훈련이 고달팠다. 중간에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악으로 버텼다. 벌써 영화 한 편을 끝낸 것처럼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동건은 ‘훈련을 끝까지 완수한다, 조직의 명령에 끝까지 복종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훈련에 들어갔다.

장동건은 폐기흉으로 군면제를 받았다. “출연 배우 25명 중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 많아 뒤처지지 않으려고 더 노력했다.”

장동건은 “나름대로 큰 결심을 하고 머리를 잘랐다. 영화를 통해서만 삭발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한사코 모자를 벗지 않았는데, “삭발로 광고 수입을 10억원 가량 손해봤다”고 감독이 전한다. 개런티도 평소의 8분의 1선이다.

그가 맡은 강상병은 고교를 졸업하고 빈둥거리다 해병대에 입소한 인물.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병사가 의욕이 앞서 사고를 치게 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사고 후 더욱 사이코로 변모해가는 캐릭터인데 감독이 당초 장동건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고려, 배역을 좀 순화했지만 “그냥 사이코로 몰아부치자”는 배우의 주문에 원래대로 돌아왔다.

'친구'에서 믿음직스런 연기를 보이며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그.이번 선택에서는 과연 무엇을 얻는지,관객들도 궁금하다.

위도=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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