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황새였다. 황선홍은 팀의 맞형답게 우리 팀의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43분 기적같은 동점골을 어시스트했고, 연장전에서도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절묘한 프리킥을 선보였다.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는 앞에서 후배들에게 솔선수범, 끝까지 투혼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황선홍은 종료 2분을 앞두고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했다.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 라인 근처에 있던 황선홍은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그대로 반대쪽 설기현을 향해 센터링을 올렸다.
회전을 많이 먹은 공은 상대수비수 파누치의 무릎과 손을 잇따라 맞고 튀었다. 순간 옆에 있던 설기현은 오른발로 강하게 땅 볼슛, 골네트를 갈랐다.
이어 연장 전반 11분. 상대 선수의 반칙으로 골문 전방 중앙 21.8㎙에서 프리킥이 주어졌다. 상대 선수 4명이 두텁게 수비벽을 쌓았다. 키커로 나선 황선홍은 상대 선수들이 점프할 것을 예상한 듯 땅볼로 강력하게 슛을 때렸다.
공은 수비벽 발 아래로 빠져나가 골문 왼쪽으로 빨려 들어갔으나 다이빙한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대를 살짝 비켜갔다. 골이 되진 않았지만 황새다운 절묘한 프리킥이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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