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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별게 다 되네"…택배업무등 영역확대 '만능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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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별게 다 되네"…택배업무등 영역확대 '만능시대'

입력
200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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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맹장수술을 받게 됐다는 연락을 받고 급하게 강릉행 채비를 갖추던 주부 정모(33·서울 신림동)씨. 다음날 충북 청주에 계시는 친정 아버지 생신때 드리려고 마련해뒀던 선물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게 됐다. "찾아 뵙지는 못하더라도 선물은 전해 드려야 할 텐데…."급히 택배회사에 전화를 해봤지만 직원이 도착하는데 적어도 3~4시간이 걸린다는 답변. 대신 편의점에 물건을 맡길 것을 권유받았다. "무슨 편의점에서 택배를 하느냐"고 의아해 했지만 정씨는 다음날까지 무사히 선물을 배달할 수 있었다.

편의점이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간단한 식음료나 생활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만이 아니다. 폭 넓은 점포망과 24시간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명칭 그대로 생활 속의 모든 편의를 제공하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 점포수·매출 매년 급증 '전성기'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소매업이 국내에 첫 발을 들여놓은 것은 10여년 전인 1989년. 젊은 소비자들은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어지간한 물품은 모두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의 매력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젊은층이 주로 모이는 번화가에서 시작된 편의점 망은 주택가 등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97년 외환 위기와 함께 극심한 매출 감소를 겪으며 침체에 빠졌던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부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창업 열기도 되살아 나면서 점포망이 늘어나고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정보기술(IT)의 발달과 함께 한층 풍성해진 서비스가 고객들의 발길을 다시 끌어들인 덕분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3년간 700여개 증가하는데 그쳤던 점포 수는 지난해 이후 무려 1,500여개가 늘어나며 4월말 현재 4,300개를 넘어섰다.

연말에는 5,400여개에 달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

매출도 2000년 1조2,51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8,275억으로, 올해는 2조7,000억원까지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보다 20년 먼저 편의점을 선보인 일본의 경우 지난해말 점포가 5만5,658개에 달했고 연간 매출액도 7조7,330억엔(77조원 가량)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아직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업체간 경쟁도 뜨겁다. 현재 국내에서 편의점 사업을 하는 업체는 무려 8곳.

LG유통(LG25) 롯데(세븐일레븐) 보광(훼미리마트) 등 '빅3'를 비롯해 동야제과(바이더웨이) 대상(미니스톱)등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 결제·물류기지로 변화바람

편의점은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간이 식당'이다. 컵라면에서부터 햄버거, 샌드위치, 김밥 등 패스트푸드는 무론 각종 냉동 식품까지 10분이면 뚝뚝 해치울 수 있는 메뉴가 즐비하다.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삼각 김밥이 날래 돋친 듯 팔리며 편의점 매출 상승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세탁고, 비디오대여점, 문구점, 사진관등의 역할도 대신한다.

세탁물을 맡기고 비디오테이프나 책을 빌릴 수도 있고, 문서 복사나 팩스 전송도 가능하다. 또 굳이 사진관에 가지 않아도 사진 현상을 할 수 있고 음반도 살 수 있다.

길거리를 지나다가 휴대폰의 배터리가 닳았을 때는 가까운 편의점에서 충전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7월부터 은행이 주5일 근무에 돌입하면 '주말은행'의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대부분 편의점에서 전기나 전화요금 등 공과금과 보험료 수납 서비스를 하고 있고ATM이나 CD기를 통해 현금 입출금 서비스도 제공한다.최근 업계가 심혈을 기울이는 부가 서비스는 택배 및 픽업(pick-up)서비스 LG25 훼미리마트 바이더웨이 등 3사는 공동을로 대한통운의 물류망을 이용해 택배 기능을 제공한다.고객이 인근 편의점에 물건을 맡겨 놓으면 중간 집하소를 통해 각 가정에 배달하는 방식.인터넷쇼핑몰이나 홈쇼핑 등에서 상품을 주문한 뒤 편의점을 통해 배달받을 수도 있다.세븐일레븐 역시 현대택배와 제휴해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고있다.

아직도 편의점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일본의 경우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편의점이 단순 소매점포에서 결제 기능이나 물류 기능을 동시에 보유한 '인터넷 비즈니스 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한국편의점협회 관계자는 "결제 서비스를 비롯한 소매금융 기능,주민등록등본 등 각종 민원 서류 발급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 발굴되면서 편의점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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