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브라질을 꺾고 4강까지.”, “이 환희를 경제난 극복의 계기로 삼자.”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던 대표팀이 주최국 일본을 누르고 8강까지 진출하자 터키 국민들은 “축구 대표팀이 터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며 일제히 거리로 뛰쳐나와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수도 앙카라, 이스탄불 등 주요 도시의 시민들은 이날 오후 내내 도심 거리와 광장을 메우고 역사적인 승리를 자축, 도시 기능이 거의 마비됐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9.4%나 곤두박질치고 살인적인 실업률 등 오랜 경제난에 시달려 온 터키인들에게 이날은 국가의 운을 터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최근 건강 악화로 사임압력까지 받았던 불렌트 에체비트 총리는 병상에 누워 TV를 지켜본 뒤 “오늘은 터키 민족에게 더할 수 없이 기쁜 날”이라며 “이 기쁨을 모든 국민과 나누겠다”고 말했다.
터키 국외에서도 승리의 함성이 이어졌다. 20여 만 명의 터키인이 모여 사는 독일 베를린을 비롯해 함부르크,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날 하루 종일 터키인들이 국기를 흔들고 경적을 울리며 시내를 누벼 마치 터키의 도시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유럽 언론들이 전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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