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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17)다자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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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17)다자이 오사무

입력
200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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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6월19일 일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太宰治)가 아오모리현(靑森縣)에서 태어났다. 1948년 몰(歿). 다자이 오사무의 본명은 쓰시마 슈지(津島修治)다. 도쿄대학(東京大學) 불문학과에 다니면서 좌익 운동에 투신하는 한편 오야마 하츠오라는 여성과 동거 생활에 들어가지만, 이내 이념도 순애(純愛)도 부질없다는 생각으로 염세주의에 빠졌다.학교를 중퇴하고 유서를 쓰는 기분으로 그 때까지의 생애를 ‘추억’이라는 단편 소설에 담았는데, 이 작품을 포함해 유서 분위기를 지닌 일련의 단편 소설들이 1936년 ‘만년(晩年)’이라는 제목의 창작집으로 묶였다. 다자이 오사무는 종전 뒤 중편 ‘사양(斜陽)’과 장편 ‘인간실격(人間失格)’ 등을 발표하며 젊은 독자들의 우상이 되었지만, ‘인간실격’을 마무리한 직후 39세의 나이로 자살했다. 그 무렵 그는 이시카와 준(石川淳: 1899~1987)과 함께 ‘무뢰파(無賴波)’로 불리며 일본의 비주류 전위문학을 대표했다.

1947년 7월부터 10월까지 잡지 ‘신조(新潮)’에 연재된 ‘사양’은 전쟁 뒤 몰락한 귀족의 딸 가즈코와 동생 나오지, 그 둘의 어머니, 나오지의 문학선생이자 가즈코의 애인 우에하라를 등장시켜 패전 직후 일본에 만연한 허무주의적 시대의식을 그렸다.

이 소설은 몰락한 귀족을 가리키는 ‘사양족(斜陽族)’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다. 한편 1948년 6월부터 8월까지 잡지 ‘전망(展望)’에 연재된 ‘인간실격’은 허위로 가득 찬 세상에 반감을 지녔으면서도 홀로 설 자신이 없어 방황하다 폐인이 되어버리는 오바 요조라는 인물의 삶을 수기 형식에 담았다.

유복한 집안에서의 성장기, 좌익 사상 몰입, 강간 당한 내연의 처 등 주인공 요조를 둘러싼 정황에는 작가 자신의 체험이 짙게 투영돼 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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