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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3명 "패스트푸드店서 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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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3명 "패스트푸드店서 일해요"

입력
200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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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매장에서 60~70대 할아버지 3명이 10대 청소년들과 함께 월드컵 아르바이트 근무를 자청했다.전봉식(64) 오기수(69) 조양형(71) 할아버지는 월드컵으로 외국인 출입이 부쩍 늘어난 이태원의 B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하루 6~7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할아버지들이 자식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아르바이트에 나선 지는 벌써 2개월째. 월드컵 자원봉사에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을 외국인이 주로 드나드는 매장에서 일을 하면서 달래고 있다.

“손자뻘쯤 되는 젊은이들과 함께 외국 손님을 맞다 보면 나이도 잊는다”는 게 할아버지들의 일성이다.

조 할아버지는 “영어는 잘 못하지만 외국인 손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로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며 “월드컵 손님도 맞고 용돈도 벌어 보람과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오 할아버지도 “정년퇴직하고 집에서 쉬는 것보다 일을 하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매장에서 일하게 된 것은 운영회사인 두산식품BG의 고령자 채용 방침 덕분이다.

방학이 끝나면 학생 아르바이트도 줄어드는데다 노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줄 겸 이들을 채용했다고 한다.

그 결과는 모두에게 만족스럽다. 할아버지들은 이태원 외국인들에게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최윤선 이태원점장은 “할아버지들이 고등학생 아르바이트생과는 나이 차가 50년이 넘지만 마음만은 그들과 한마음”이라면서 “할아버지들이 나름대로 활력을 되찾은 것 같아 보기도 좋다”고 말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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