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보루였다. 이탈리아의 철통 빗장수비에 맞서 후반 20분부터 총공세에 나선 한국팀은 최진철(31ㆍ전북) 한사람에게 최종 수비를 모두 맡기는 ‘도박’을 단행했다.0-1로 뒤진 상황에서 왼쪽 수비수 김태영(32ㆍ전남)과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25ㆍ전남), 중앙 수비수 홍명보(33ㆍ포항)가 잇따라 빠지면서 선발 수비 포지션 가운데 최진철 혼자 골키퍼 이운재와 함께 골문을 지키는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수비에 구멍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와는 달리 한국팀 수비는 이탈리아의 파상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더욱 견고해졌다. 키 187cm의 꺽다리 수비수 최진철이 이탈리아의 최전방 공격수 비에리를 완벽하게 마크하며 수비수를 진두 지휘했기 때문이다.
큰 키로 공중 볼에 강하고 태클도 좋은데다 경기를 읽는 탁월한 그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또 공격에 나섰던 유상철 등 미드필드가 상대의 공격때마다 수비진영으로 빠르게 내려와 힘을 보탰다.
결국 히딩크 감독의 승부수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최진철이 이끈 수비진의 공로가 컸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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