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56) 한국감독은 골든 골이 터지는 순간 바로 반대편 벤치에 있던 조반니 트라파토니(63) 이탈리아 감독을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내가 이겼다’고 선언했다.검은 양복의 히딩크 감독과 회색 양복의 트라파토니 감독의 벤치 싸움도 그라운드에서의 혈전 못지않았다. 모션이 큰 동작, 팔짱을 끼고, 뒷짐을 지는 모습에서 그라운드 가까이 다가가 선수들에게 큰 소리로 치는 장면까지 둘은 벤치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탈리아의 트라파토니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여우처럼 영리한 감독”이라고 꼽은 지장이다. 트라파토니 감독의 벤치액션은 다혈질의 히딩크 감독을 능가했다. 판정에 불만이 있으면 손가락을 입에 넣고 휘슬을 불며 주심에게 항의하기도 하고, 휘슬로 선수들에게 사인을 내리기도 했다.
전반 41분 자네티가 안정환에 발을 걸어 넘어뜨리자 어이가 없다며 두 팔을 벌린 채 벤치 앞을 누비고 다니는 등 주심의 판정에 과격한 제스처로 항의했다.
히딩크 감독과 트라파토니 감독의 치열한 벤치싸움은 급기야 대기심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후반 4분께 게자즈 모하메드 대기심이 그라운드에 바짝 다가선 히딩크 감독에게 벤치로 돌아가라 사인하자 히딩크 감독은 계속 반대편을 가리키며 “저 사람 먼저 들여보내라”고 맞서기도 했다. 두 명장의 벤치대결은 한국의 극적인 골든골이 터질 때까지 계속됐다.
대전=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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