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한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인접국이면서도 사이가 원만하지 못한 미국과 멕시코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빈센테 폭스 대통령은 결전을 하루앞둔 17일 전화로 덕담을 주고 받았다.하지만 멕시코 일간지 레포르마는 18일자에 “이건 전쟁이다”며 일전을 앞둔 팀 분위기를 전했다. 또 미국의 미드필더 도너번도 17일 기자회견에서 “게임이 아닌 전투가 될 것이다. 왜냐면 미국과 멕시코는 절대 선린관계를 유지할수 없기 때문이다”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예고했다.
북중미축구강국인 멕시코는 1934년이후 역대 전적에서 28승9무9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최근 2년간 1승4패로 미국에 열세를 면치못했다. 이번 월드컵 북중미예선에서는 1승씩을 나눠가졌을 만큼 양보없는 일전을 벌였다.
축구경기이상의 의미를 갖는 미국과 멕시코의 경기는 시종일관 불꽃튀는 접전이 펼쳐졌다. 선취골을 터뜨린 쪽은 미국이었다.
수비에 역점을 두면서 기습공격을 노리던 미국은 전반 8분 게임메이커 레이나가 상대코너 오른쪽에서 센터링한 볼을 울프가 뒤로 내줬고 이를 스트라이커 맥브라이드가 무인지경에서 오른발 강슛을 작렬 시켰다.
총반격에 나선 멕시코는 15분과 26분 모랄레스와 블랑코가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날리며 미국골문을 위협했다. 35분에는 블랑코가 상대 페널티에어리어에서 노마크 찬스를 맞아 왼발토킥을 날렸으나 예선에서 2차례나 페널티킥을 막아낸 미국의 수문장 프리덜의 선방에 걸렸다.
37분께 미국의 울프에게 노마크 찬스를 허용,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맞았으나 GK 페레스가 발로 걷어내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0-1로 뒤진 멕시코는 후반에 돌입하자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다. 6분께 전문프리킥커 루나가 아크써클 왼쪽 모서리에서 왼발감아차기로 골문을 노렸으나 이번에도 프리덜의 거미손에 막히고 말았다.
여러 차례의 찬스를 살리지못한 멕시코는 19분 미국에게 결정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멕시코 왼쪽코너부근에서 올려준 볼을 도너번이 달려들며 헤딩슛, 멕시코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후 멕시코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총공세에 나섰으나 번번이 미국의 수비벽에 막혀 통산 3번째 8강진출에 실패했다.
북중미 축구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힌 미국은 2차세계대전이후 처음으로 본선 8강에 진출, 21일 독일과 격돌한다. 미국은 94년 미국대회에서 16강에 올랐었고 1930년 우루과이대회때는 영국을 1-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었다.
/전주=정연석·이왕구·정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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