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신화 창조의 날이 밝았다. 총 진군이다….’‘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의 결전이 벌어지는 18일. 비현실적인 사건, 그러나 이제는 손에 잡힐 듯 눈앞에 다가 온 8강을 향해 붉은 악마와 4,700만 국민이 기(氣)와 힘을 다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 결집시킨다.
시민들은 “전란의 잿더미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은근과 끈기와 힘을 또 한번 세계에 보여 주자”며 “북한도 해 낸 8강, 우리도 이뤄내자”고 소리 높이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 붉은 함성, 붉은 화요일
이날 새벽부터 경기가 열리는 대전을 비롯한 방방곡곡은 붉은 함성에 휩싸인다. ‘오 필승 코리아’ 길거리 응원에 동참하는 인원은 280개 소에 총 340여만명(경찰 추산). 14일 포르투갈 전 때의 280여 만명보다 훨씬 늘어난 규모다.
초대형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장관을 이뤘던 서울시청 앞, 광화문 일대에도 이날 110여만명 이상이 운집한다.
붉은 악마들은 사활을 건 ‘8강 필승 응원’을 다짐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 온 붉은 악마 1,500여명이 경기장 응원을 선도하고, 한밭벌 곳곳에서도 응원의 매운 맛을 보여줄 각오다. 붉은악마 대전지회장 이혜리(李慧理ㆍ24ㆍ여)씨는 “어느 때보다 조직적이고 강렬한 응원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대전 ‘열정’‘흥분’’환호’
결전을 하루 앞둔 17일 대전은 이미 도시 전체가 관중석으로 탈바꿈했다. 유치원생에서부터 직장인까지 온통 붉은 차림이다. 대전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은 전국에서 몰려온 붉은악마들로 북적였다. “16강전은 단판승부입니다.
관중석에서 쓰러진다는 각오로 목이 터져라 응원하겠습니다.” 서울에서 열차를 타고 도착한 한태진(24)씨는 주먹을 불끈 쥐며 이렇게 외쳤다. 한국 선수단 숙소인 유성 스파피아호텔과 훈련이 있은 대전 월드컵경기장에는 시민과 학생들 등 수백명이 모여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대전시는 30만명 이상이 길거리 응원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중앙로와 갑천 둔치, 서대전시민공원 등 6곳에 대형 멀티비전 16개를 설치했다.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등도 노천극장과 학생회관 등의 응원 준비를 마쳤다. 대전시교육청은 18일 중ㆍ고교 단축수업을 실시, 학생들이 응원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 인터넷 등 8강 격문 홍수
17일 시민들은 제각기 8강 진출을 점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인터넷에도 대표팀의 파이팅을 기원하는 격문이 홍수를 이뤘다.
네티즌 김한성(28)씨는 “넘지 못할 것이라던 포르투갈을 이긴 것처럼 불가능한 목표란 없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회사원 김민석(金敏錫ㆍ25)씨도 “‘태권도 축구’라 놀렸던 세계 언론의 비난을 딛고 일어서 우리는 실력으로 16강이라는 높은 고지에 올랐다”며 “오늘 8강 진출로 한국인의 저력을 세계 만방에 보여줄 수 있을 것”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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