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언니 태희(김지호)가 헤어지기 전에 주었던 반지를 되찾은 선우(김현주). 선우가 진짜 윤희였다는 사실이 곧 밝혀질 것 같지만, 선우가 그 때까지 살아있을지가 의문이다.드라마 여주인공을 몇번씩이나 죽여온 백혈병이 여기서도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7월 종영할 SBS TV 드라마 ‘유리구두’(극본 강은경, 연출 최윤석)도 15일 방송분에서 선우에게 백혈병이라는 시련을 안겨줌으로써 이야기 전개를 비틀고 있다.
원래 기획안에 따르면 어렸을 때 가족과 헤어지며 고아나 다름없이 성장한 선우는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성공하는 직업인으로 그려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15일 방송에서 선우는 백혈병에 걸렸음을 알게 됐다. 골수이식을 받으려 해도 가족이 없는 현실에 절망한 채 주변을 정리하듯 시한부임을 감추고 철웅(소지섭)과 하루를 보내는 장면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내내 밝고 의욕에 차있던 선우지만 이번에는 한순간에 삶에 대한 희망을 꺾어버리고 만다.
‘가을동화’(KBS)의 송혜교, ‘아름다운 날들’의 최지우가 백혈병에 걸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었듯 김현주도 같은 운명에 처해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왜 꼭 죽을 병에 걸리는지…. 작가들끼리 짜기라도 했나? 주인공을 죽일 건가요 아님 살릴 건가요? 내 생각엔 살릴 것 같다. 우리나라 드라마 결말은 거의 그러니까. 차라리 죽여달라”(양정자)등 ‘유리구두’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또다시 백혈병이라는 뻔한 소재로 극적 효과를 노리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갑작스레 백혈병이라는 의외의 변수가 끼어들면서 선우가 진짜 윤희라는 사실이 밝혀질지 원안대로 커리어우먼으로 성공할지도 불투명해졌다.
선우가 유리구두의 주인인 신데렐라일 거라는 결말조차도 틀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말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낼지는 모르겠지만 걸핏하면 ‘백혈병에 걸린 여주인공 = 슬픈 결말’이라는 뻔한 공식의 반복에는 이제 질렸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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