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모기떼(Red Mosquitoes)의 악몽이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한국과의 16강전을 앞둔 이탈리아가 1966년 잉글랜드 대회서 북한에 덜미를 잡혀 예선 탈락한 악몽을 떠올리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시 외신들은 평균 신장 165㎝의 단신 선수들이 보여준 괴력에 놀라 공산국가인 북한팀에게 ‘붉은 모기떼’란 별명을 붙였다.
북한과 이탈리아는 66년 7월19일 미들스브로에서 벌어진 4조 마지막 경기에 맞붙었다. 각각 1무1패, 1승1패를 기록한 양팀이 8강에 오르려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 경기 초반은 예상대로 이탈리아가 북한 문전을 휘저었다.
그러나 곧 미드필드를 장악한 북한은 전반 14분 크로스바를 살짝 넘는 한봉진의 슛을 신호탄으로 빗장수비를 허물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박두익을 마크하던 불가렐리가 부상으로 실려나가 10명이 뛰는 불운까지 겹쳤다. 전반 42분 북한은 센터링이 올라오면 4명의 공격진이 차례로 튀어오르며 헤딩슛을 노리는 이른바 ‘사다리 전법’으로 신장의 열세를 공간 확보로 극복하면서, 박두익이 결승골을 뽑아냈다.
결국 예선 탈락한 이탈리아는 귀국길 로마공항에서 썩은 토마토 세례를 받은 수모까지 당했다.
이탈리아가 ‘붉은 모기떼’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이번에도 역시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운 한국팀에 무릎을 꿇어 또 다시 ‘코리언 망령’에 사로잡힐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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