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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도 월드컵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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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도 월드컵 희비

입력
2002.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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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생산· 고용 유발효과가 기대된다는 월드컵이지만 모든 기업에게 공평하게 파이가 나누어질 리는 없는 법. 중소업계에서도 국제축구연맹(FIFA)과 무관하게 월드컵 관련 각종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은 업체들이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FIFA만 믿고 월드컵 라이선스를 비싸게 사들인 업체들은 하루빨리 월드컵 ‘악몽’이 끝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맙다 히딩크호

월드컵 대표팀의 선전은 축구 관련 이색 용품과 응원도구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게 돈벼락을 안겼다.

올 1월 신발끈 결속장치를 개발한 메니푸니㈜의 최근 월매출은 3억~5억원. 지난해 월평균 매출 5,000만원에 비해 10배나 뛰어올랐다. 메니푸니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 선수에게 신발끈 결속장치를 제공키로 해 화제가 됐지만 실제로 매출을 끌어올린 동력은 월드컵 붐이다.

이해곤 사장은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이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팀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 직후부터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고 말했다. 메니푸니는 국내외 대형 신발업체로부터 공급문의가 이어져 올해 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모자 전문기업 ㈜보규는 월드컵에 맞춰 축구공 모양의 모자를 선보여 폴란드전이 열린 부산 아시아드경기장과 울산 월드컵경기장에서만 3만여개를 팔았다. 국내 프로축구구단들의 대량주문이 잇따라 보규측은 축구공형 모자가 장기 히트상품의 대열에 오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보규는 또 5일 월드컵 출전 32개국의 국기와 의상이 그려진 색칠공부책 5,000부을 내놓아 10여일만에 3,000부를 팔았다.

씨앤씨테크는 ‘한국방문의 해’ 행사용으로 만들었던 막대풍선 재고를 월드컵 기간 동안 모두 팔아치웠다. 또 세계 각국의 국기를 문양화한 공이 날개 돋친듯 팔려 예상치 못한 매출 3억원을 주워담았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명브랜드의 축구화와 피버노바 축구공에 밀려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소 규모의 스포츠용품 업체도 실속을 챙겼다.

스타축구공과 축구화를 판매하는 신신상사는 4월말부터 평소보다 35% 가량 늘어난 매출을 올리고 있다. 10만원대의 피버노바와 최저 5만원 이상인 브랜드 축구화가 장악한 고급시장의 틈새를 노렸기 때문이다. 국내 스포츠용품 업체가 제작한 축구화는 보통 3만원 내외이고 축구공은 2만원대. 특히 스타축구공과 축구화는 FIFA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고도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얄미운 FIFA

FIFA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대박을 기대했던 업체들은 벌써 철시 준비에 분주하다. 공식파트너나 공식공급 계약을 한 대기업과 달리 월드컵 휘장이 들어가는 상품에 자사의 로고를 넣을 수 없어 홍보효과를 못 봤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생산한 월드컵 제품 판매를 위해 1월 문을 연 ‘중소기업 월드컵 상품관’ 8곳의 5월까지 매출은 23억1,200만원, 순익은 7억원에 불과했다. 참여기업

400여개사는 업체당 매출 578만원과 순익 175만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이 가운데 120여개 업체는 2,000만~3억원에 달하는 라이선스료까지 FIFA에 지불해 안팎으로 톡톡히 손해를 봤다. 기념품을 생산하는 P사의 관계자는 “월드컵 때문에 부도날 판”이라며 “불법으로 월드컵과 FIFA의 휘장을 부착한 중국 상품들만 돈맛을 봤다”고 전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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