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희(崔泓熙)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가 15일 평양에서 사망했다. 향년 84세.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7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중앙위원회,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조선태권도위원회 공동명의의 부고를 발표하고 “최홍희 선생은 민족의 얼이 깃든 태권도를 지켜내기 위해 헌신했고 해외동포를 조국통일투쟁으로 불러 일으키는 데 이바지했다”며 “최 선생의 서거는 민족과 태권도인들에게 커다란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북한은 또 최태복 김중린 김용순 당중앙위 비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등으로 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시신은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구락부에 안치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시했다.
캐나다에서 거주하다 고향에서 눈을 감겠다며 북한에 온 최 총재는 자타가 공인하는 북한 태권도계의 대부’.
함북 길주 태생으로 1962년 남한에서 육군 소장으로 예편, 초대 말레이시아 대사와 대한태권도협회장을 지내다 72년 캐나다로 이민했다.
이후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특히 당시 김일성 주석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 총재가 66년 서울에서 주도한 국제태권도연맹은 한때 세계 태권도계를 휘어잡았으나 그의 친북성향에 반대하는 한국 체육계 인사들이 73년 세계태권도연맹을 만들면서 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
그는 또 지난해 국제무도경기위원회 설립을 주도하고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 위원회는 국제 유도연맹(IJF), 국제 가라데연맹(IKF), 국제 샴바데(러시아 고유무예)연맹, 국제 아이키도(일본 합기도)연맹 등을 대상으로 조직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아들인 최중화 국제태권도연맹 사무총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 임시총회에서 최 총재의 임기연장 문제를 놓고 양측이 물리적 충돌까지 빚기도 했다.
현재 북한에는 최 총재의 형수와 조카들이 살고 있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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