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고속버스 참사로 경부고속도로 충북 옥천 구간의 ‘악명’이 운전자들에게 새삼 각인되고 있다.특히 도로 선형개량공사가 진행중인 옥천군 동이~청성(11.5㎞)구간은 ‘갈지(之)’자에 가까운 선형 때문에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죽음의 도로’라는 섬뜩한 별칭까지 붙여져 공포감까지 주고 있다.
금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2곳(금강 2,3교)과 옥천 터널을 지나는 이 구간은 굴곡이 심한데다 경사마저 급해 전방의 시야확보가 어렵다.
또 선형 개량공사 등으로 일부 구간은 바닥이 파헤쳐지고 노선 변경도 급격히 이뤄져 무거운 화물을 실은 대형트럭이나 초행 운전자들은 균형을 잃기 일쑤다.
이번에 버스참사가 발생한 동이면 금암리 금강2교 부근은 급커브(곡선반경 500㎙)에 내리막 경사가 심해 자주 지나는 운전자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이다.
때문에 이곳의 제한 최고속도는 다른 구간보다 20% 낮은 시속 80㎞이다.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날 사고 역시 상행선을 달리던 유조차가 급커브를 꺾지 못하고 중앙분리대를 넘으면서 발생했다.
약 1㎙높이의 중앙분리대가 속도가 붙은 유조차의 돌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고속도로순찰대 제2지구대는 “이 구간은 도로 여건이 워낙 안좋아 소구간별로 제한속도를 낮춰 과속을 억제하고 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는 운전자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 관계자는 “이번에 사고가 난 지점 옆에 반듯한 도로를 새로 건설하고 있다”며 “선형 개량공사가 완공되는 올 연말까지는 운전자들이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