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개울에서 두 손으로 물을 퍼올리듯 하면 언제라도 건져올릴 수 있을 정도로 흔하던 송사리가 사라졌다.KBS 1TV ‘환경스페셜’은 19일 밤10시 ‘최초보고, 송사리’(연출 김윤환)에서 송사리의 생태를 밀착 관찰, 생존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열악해진 환경 현실을 보고한다.
송사리는 빛과 온도만 일정하게 유지되고 물의 속도가 너무 빠르지만 않으면 일년 내내 산란하고 성장하는 어종.
몸집은 작아도 염전에서 살아남을 정도로 생명력은 강하다.
‘최초보고, 송사리’편에서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에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던 송사리를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는 이유를 찾아내고, 송사리의 활용 가능성까지 제시한다.
우선 송사리를 다른 민물고기와 비교실험대에 올려놓았다.
실험을 통해서 밝혀낸 사실은 송사리가 모기 유충을 구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어류라는 것.
경북 울주군 청량면 오천마을이 ‘모기마을’이 돼 모기떼의 공격에 사람들이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300m거리에 울산석유화학공단이 들어서면서 마을 주변 하천에서 살아가던 송사리가 공장에서내뿜는 폐수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송사리는 한반도가 생겨난 비밀을 밝혀내는 실마리이기도 하다.
송사리의 염색체를 분석해 생태지리적 분포를 살펴봄으로써 한반도의 옛 지형을 알아내려는 연구도 소개하면서, 과거에는 중국과 일본이 한반도와 이어져서 하나의 대륙이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또한 송사리의 활용 방안도 내놓는다. 송사리 유전자 연구를 하는 일본 도쿄대 유전공학연구실, 송사리를 이용해서 환경호르몬을 측정하는 수질감시장치를 개발한 일본 과학기술연구소 자이스트의사례 등을 소개한다.
송사리가 잊혀져도 상관 없는 평범한 물고기가 아니라, 인간의 생존에도 도움을 주고 공존해야 할 생명체임을 깨닫게 된다.
김PD는 “생존위기에 처한 송사리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송사리가 살 수 없는 곳에서는 어떠한 생명체도 살 수 없다’는 말을 체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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