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부 갈등이 확산되면서 경선 과정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대선후보 교체론’과 ‘제3후보 영입론’ 등을 주장하는 비주류 의원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 전 고문과 가까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이 전 고문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동료 의원들과의 접촉도 삼가고 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당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 같다.
다만 그는 지방선거 직후 몽골을 방문키로 했던 일정을 미룬 채 당내 갈등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 전 고문의 한 측근은 “이 전 고문은 지방선거 패인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며 당분간 정치적 행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그러나 “DJ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과 노 후보의 득표력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패배했다”며 “노 후보는 청년층의 지지를 일부 끌어오는 대신에 투표할 세대들의 지지를 많이 놓쳐버렸다”고 주장했다.
이 전 고문은 여전히 ‘정계개편이 이뤄질 경우 노 후보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노 후보측의 대선 협력 제의에 전혀 응할 생각이 없다.
이 전 고문은 8ㆍ8 재ㆍ보선을 전후해 민주당이 노 후보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과의 4자 연대를 통해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방안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방선거 이전에 JP, 박 대표와 잇따라 만났던 이 전 고문은 월드컵이 끝난 뒤 정 의원과의 회동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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