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은 지구와 충돌해 대재앙을 낳을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조사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다음달 중 무인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16일 보도했다.‘콘투어(Contour)’라는 이름의 이 탐사선은 수성과 목성 사이에서 태양 주위를 돌며 2년마다 한 번 지구의 공전 궤도를 가로질러 지나가는 소행성 ‘엔케(Encke)’를 근접 조사한다.
탐사선은 엔케의 중심부에 진입해 태양계 내에서 가장 오랜 물질로 추정하는 행성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채집과 사진 촬영을 실시한 뒤 자료를 지구로 보낼 계획이다. 이번 탐사에는 모두 100만 파운드(1,795억 원)의 비용이 든다.
폭 80㎞의 소행성 엔케의 일부 잔해는 과거에도 지구와 충돌해 핵폭발의 수 배에 이르는 가공할 위력을 선보인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보고 있다. 가장 최근 충돌은 1908년 6월 시베리아에서 일어났으며 당시 수백 평방㎞의 삼림이 초토화했다.
과학자들은 엔케가 2만 년 전 거대한 ‘모(母) 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이며 이때 부서져 나온 다른 조각 행성들은 이미 선사시대에 지구와 충돌해 대재앙을 낳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콘투어는 내년 11월께 엔케에 도착해 작업을 마무리한 뒤 두번째 탐사 대상인 행성 ‘슈바스만-바흐만 3’으로 향한다. 수세기 동안 태양을 공전한 것을 확인한 엔케와 달리 이 행성은 70년 전에 발견됐으며 발견 이후에도 일부 조각이 떨어져 나오고 있다. 슈바스만-바흐만 3 행성 탐사는 2006년 6월께 이루어질 전망이다.
탐사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조셉 베베르카 박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연구자들은 지구를 향해 오고 있는 행성들을 파괴하거나 방향을 바꿀 방법을 알아내는 데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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