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간 중 연일 회사 동료들과 거나한 맥주파티를 벌였던 직장인 A(28)씨는 어느날 아침, 발끝을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통풍이었다.통풍은 갑작스레 관절, 특히 발의 작은 관절에 통증을 일으키는 병으로 이름처럼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아픔을 느낀다.
혈액의 요산이 정상적으로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결정(結晶)이 형성돼 관절이나 신장 등에 쌓여 생긴다.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수곤 교수는 “맥주에 많이 포함된 퓨린 성분이 요산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데다, 맥주의 알코올도 요산이 소변을 통해 배출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체질적으로 요산이 쉽게 축적되는 사람들이 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특히 식습관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술과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중년 남성들이 이 병에 쉽게 걸린다.
서구 상류계급에서 흔히 발생해 ‘풍요의 병’이라고까지 불렸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층에까지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맥주 등 주류를 비롯해 육류나 동물의 간ㆍ내장, 멸치 정어리 고등어 등이 요산 생성을 촉진하는 성분인 퓨린의 함량이 높다.
조개류나 시금치, 버섯 등도 적당히 먹어야 한다. 과일이나 곡류, 유제품은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발병한 지 2~3일 내에 증상이 대부분 사라지지만 방치하면 얼마 후 재발한다.
대개 발가락에서 시작된 통증이 만성화되면 축적된 요산 덩어리인 ‘통풍결절’이 발목과 무릎, 손목관절로 확대되어 뼈를 파괴시키고 신장에서는 만성신염과 신부전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다른 관절질환과는 달리 찜질은 금물이다. 냉찜질은 관절 내 요산을 더욱 증가시키고 온찜질은 염증을 악화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급성발작이 일어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콜히친이나 비 스테로이드성 소염제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소변으로 요산을 배출하는 요산 배설제를 복용하는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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