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전에서 열릴 2002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맞서는 한국의 홍명보(33ㆍ포항)와 이탈리아의 파올로 말디니(34ㆍAC 밀란)가 세계적인 관심을 집중 시키고 있다. 둘은 세계의 많은 축구팬들이 알고 있는 유명한 수비수이고, 둘의 수비대결이 사실상 두 팀의 승부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8강 길목에서 마주친 둘은 닮은 점이 많아 자주 비교대상이 된다. 우선 팀의 주장으로 대표팀간 경기(A매치) 출전경험도 팀 내 최다를 기록중이다. 홍명보는 130경기, 말디니는 125경기에 출전했다. 홍명보는 90년 2월4일 노르웨이이전에서, 말디니는 88년 3월31일 유고전에서 각각 A매치에 데뷔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4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는 점도 같다.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홍명보와 말디니 두 명뿐이다. 황선홍도 4회이지만 98년 대회 내내 벤치를 지켜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 대회전 “이번 월드컵이 고별 무대”라고 공언한 두 선수는 비장한 각오로 이번 대회 발을 디뎠다.
홍명보와 말디니 모두 조 예선 3경기(270분)를 교체 없이 다 소화했지만 조 예선에 대한 기억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이번에는 한을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홍명보가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며 감격을 맛봤다면 윙백의 교과서 말디니는 “한 물 간 것 아니냐”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중앙수비수 홍명보는 한국의 조 예선 최소실점(1점)을 이뤄낸 일등공신. 반면 왼쪽 풀백 말디니가 이끌고 있는 맡고 있는 이탈리아 수비진은 8일 크로아티아전(1_2패)과 13일 멕시코전(1_1무)에서 여러 차례 구멍을 드러냈다.
이탈리아는 두 경기에서 측면이 자주 뚫리면서 센터링을 쉽게 허용, 실점을 했다.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Catenaccio), 즉 빗장수비에 구멍이 많다는 혹평까지 받았다.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말디니로서는 한국전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말디니는 이번 월드컵 기간 중인 6월26일 생일을 맞는다. 따라서 25일 준결승에서 승리한 다음 날 화려한 생일잔치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홍명보는 말디니가 집에서 생일잔치를 치르게 할 각오. 홍명보는 “16강 진출에 만족하지않고 생애 마지막 월드컵을 최고의 대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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