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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응원전 야전기지 붉은악마 "우린 이미 8강戰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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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응원전 야전기지 붉은악마 "우린 이미 8강戰을 준비"

입력
2002.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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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신문로 2가 대한축구협회 4층 ‘붉은 악마’ 사무실. 불과 3~4평의 비좁은 공간에 각종 응원도구와 책자 등이 널려있어 창고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허름한 이 곳에서 한국축구 16강 신화의 꿈이 잉태되고 만들어졌다. 월드컵 개막 불과 보름 만에 전 국민을 ‘길거리 응원단’으로 만든 산실이기도 하다.전날 서울 시청앞과 광화문 등지의 길거리 응원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느라 사무실에는 회원 한 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그동안의 긴장감과 열광의 흔적은 곳곳에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이제는 8강이다

오후 들어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든 붉은 악마 사무실은 16강전 응원준비로 활기를 되찾았다. 부시시한 차림에 눈을 비비며 출근한 회원들은 출근하자마자 전화통부터 붙잡았다. 18일 대전에서 있을 이탈리아와의 16강전 준비를 위해 대전지부와 다급한 목소리로 통화하는 회원서부터 학생들의 단체관람을 위해 버스 등 교통편을 예약하는 회원 등. 이어 대전지부 붉은 악마와 참가 인원을 체크하느라 좁은 사무실은 다시 열기가 가득해졌다. 그 모습은 그대로 응원전이라는 전투를 앞둔 야전기지였다.

사무실을 지키던 한 회원은 한국 축구의 16강 진출에 대한 소감을 묻자 “16강 신화를 창조했다는 수사나 8강이라는 목표는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한국축구의 성장을 위해, 축구문화를 즐기기 위해 응원할 뿐”이라며 의외로 담담하게 대답했다.

또 다른 회원은 “우리는 2게임 앞을 준비합니다. 지금 이탈리아와의 16강전준비는 거의 끝났고 우린 이미 8강전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우리는 항상 이런 식으로 우리축구구가대표팀이 이길 것을 생각하고 응원을 준비합니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8강이요? 못들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열심히 응원을 할뿐입니다.”

■월드컵 이후 새로운 모색

16강 신화를 이뤄낸 붉은 악마는 하지만 목하 고민중이다. 월드컵이 끝나면 어떤 형태로든 조직을 바꾸자는 합의까지 이뤄진 상태다.

비대해진 조직과 기업들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부터다. SK텔레콤 광고료 받은 3억원은 모두 조직운영에 쓸 예정이지만, 광고료로 100억을 받았다는 일부 음해성 소문에 상처를 받았고, 이 외에 붉은 악마의 인기에 영합한 기업들의 계약위반 사례가 드러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업주의에 무등 태워져 한 시절을 구가하고 있다는 내부비판에도 시달리고 있다.

붉은 악마측은 현재 ▦응원문화를 높인 후 조직을 없앤다는 발전적 해체 등▦순수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념품 등 판매해 자금을 마련하는 ‘기업형 응원단’으로 변신 ▦상근직원을 두고 축구발전에 대한 고유의 목소리를 내는 NGO형 응원단으로의 전환 등을 염두해 두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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