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졌다. 하지만 멋있게 졌다. 오늘은 독일에게 행운이 따랐을 뿐이다.”파라과이의 골넣는 GK 칠라베르트는 독일과의 16강전서 패한 뒤 이렇게 말했다. 독일 푈러 감독조차 “전반전은 경기가 아니었다”고 실토했을 정도로 전차군단 독일은 부진했다. 8개의 슈팅 중 골마우스로 날아간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오히려 파라과이가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전반 18분 카니자의 왼발 중거리슛, 20분 아르세의 프리킥은 거의 골로 연결될뻔했다. 37분 캄포스의 20㎙짜리 중거리슛은 독일벤치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그러나 세계최고의 수문장 올리버 칸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후반들어 강한 압박으로 파라과이의 공격을 차단한 독일은 파라과이 골문을 노렸으나 번번이 칠라베르트의 벽에 막혔다. 0-0의 균형이 깨진 것은 후반 43분. 독일대표로 발탁된 후 처음 선발 출장한 슈나이더의 왼쪽 센터링을 받은 노이빌레가 골문 앞에서에 벼락 같은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골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힘은 뛰어났지만 기술적으로는 그저 그랬다. 오늘은 정말 팽팽한 경기였다”는 말디니 감독의 평가대로 독일은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푈러감독은 “ 노이빌레의 골은 우리팀에게 4강을 보장해준 황금골이다”며 멕시코-미국전의 승자와 격돌할 준준결승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독일이 준준결승에 오른 것은 15번의 월드컵본선에서 통산 14번째다.
서귀포=정연석·정원수 기자
■ 독일 '16강전 신승' 징크스
독일에게는 묘한 징크스가 있다.
1986년 멕시코대회이후 16강전서 1점차로 신승하고 8강에 진출하는 전통 아닌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멕시코때는 모로코를 1_0으로 이기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90년에는 네덜란드를 2_1로 간신히 따돌리고 8강에 오른 후 우승했다. 94년에는 벨기에를 3_2로, 98년에는 멕시코를 2_1로 각각 제압했으나 결승 진출엔 실패했다.
이번 대회서도 고전끝에 파라과이를 1_0으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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