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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촌 재개발비리 의혹 / 수십억 로비 단서 속속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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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촌 재개발비리 의혹 / 수십억 로비 단서 속속 드러나

입력
2002.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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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신앙촌’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비리의혹이 정ㆍ관계 고위층으로 번지고 있다. 사업 시행업체인 기양건설산업이 부도어음을 저가에 매입하기 위해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이형택(李亨澤)씨 등 예금보험공사 간부와 부천시ㆍ경찰 관계자 등에게 수십억원의 로비자금을 제공한 단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검찰은 지난해 말 공적자금 비리 수사 과정에서 기양건설산업이 534억원대의 부실어음을 149억원에 헐값 매입하기 위해 신한종금과 동서팩토링, 서울투자신탁운용, 동화파이낸스 간부에게 19억여원의 로비자금을 뿌린 사실을 밝혀내고 기양 대표 김병량(47)씨와 금융기관 간부 및 브로커 등 7명을 사법처리했다. 당시 신앙촌 재개발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자의 부도어음을 전량 인수해야 했고 기양측은 이를 위해 44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 금융기관에 거액을 뿌렸다.

여기에 최근 검찰의 수사가 재개되면서 이 전 전무 등 예금보험공사와 정ㆍ관계 인사에 대한 전방위 로비 의혹이 전면에 떠올랐다. 검찰은 기양 부회장 연 훈(50)씨와 브로커 김광수(47)씨가 이 전 전무 등 예금보험공사 간부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건넸다는 진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

특히 기양에 로비스트로 영입돼 거액의 돈과 주식을 받은 연씨는 정ㆍ관계 마당발로 알려져 이 전 전무 뿐 아니라 다른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을 공산이 크다. 재개발 사업의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데다 드러나는 비자금 액수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이 전 전무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이자 자금 관리역할을 해 온 점으로 미뤄 거액의 로비자금이 여권 고위층에 전달됐을 경우 또다른 ‘게이트’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양과 부천시 및 검ㆍ경의 관계도 예사롭지 않다. 기양은 원혜영(元惠榮) 부천시장 부친 명의의 그린벨트 토지 1,500여평을 8억원대에 매입했고 부천시 의원 및 간부들에게 수백~수천만원의 떡값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개발 사업 관련 고소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관할 경찰서와 부천지청 직원 등에게도 1억9,500만원을 뿌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이 전 전무와 검ㆍ경 직원 등에게 거액이 건너갔다는 진술을 받고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아 그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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