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는 그동안 기존 정치권에서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진보세력이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의 틀로 제도권 정치에 진출하는 발판이 됐다.노동조합의 조직력에 바탕한 민주노동당은 기초단체장 2명과 비례대표 광역의원 9명, 기초의원 32명을 탄생시켜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사회당과 녹색평화당 등 독자적 색깔의 진보정당도 전국에서 각각 1.6%와 1.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진보정당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한국에서도 유권자의 세대변화와 함께 적지않은 변화가 일고 있음을 드러냈다.
14일 중앙선관위가 밝힌 각 정당 득표율에 따르면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 52.2%, 민주당 29.1%에 이어 8.1%로 기성 정당인 자민련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민노당은 2명의 광역의원(지역구)외에 시ㆍ도별로 5% 이상득표시 정당별로 배분되는 비례대표 광역의원도 9명을 당선시켰다. 울산 북구ㆍ동구청장 선거에서는 이상범(李象範), 이갑용(李甲用) 후보가 나란히 당선됐다. 기초의원을 포함, 출마자 218명 가운데 45명이 제도권 진입에 성공했다.
사회당과 녹색평화당도 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새로 도입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정착되는 다음 지방선거 때쯤이면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국 득표율 2%를 넘어서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진보정당의 기지개는 기존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새 정치 염원이 반영된 것과 함께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이 ‘인물’ 위주에서 정당의 정강ㆍ정책을 고려하는 쪽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노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이 앞으로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 어느 정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득표율 8%를 넘은 민주노동당은 법규정에 따라 전체 정당보조금의 2%를 받게 되며 창당 이후 처음으로 15일 2.4분기 정당보조금 1억3,300만원을 받는다. 또 올 하반기에는 대통령 선거 보조금 5억원, 2004년에는 총선 보조금 5억원 등 매년 5~10억원의 국고 보조를 받을 전망이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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