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담당 기자가 된 뒤 빼놓지 않고 읽는 잡지가 ‘출판저널’ 입니다.벌써 15년째 발행되는 이 잡지는 도서전문 비평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자는 이 잡지를 통해 출판가의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 우리 신문과 이 잡지에 소개된 책과 서평을 비교하기도 합니다.
출판저널이 학술서, 전문서를 소개에도 힘써 고급 독서문화를 확산하는데 적지않은 기여를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출판저널의 발행처가 기존 한국출판금고에서 대한출판문화협회로 바뀐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출판금고는 출판저널이 해마다 3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발행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출판저널이 서평 전문지에서 출판문화협회의 기관지 또는 신간목록지로 전락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출판금고가 문화관광부의 감독을 받는 비영리 재단법인인 반면 출판문화협회는 출판사들이 모여 만든 이익단체이기 때문이랍니다.
적자를 내는 잡지를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연 3억원이면 출판저널 발행보다 더 유익한 일에 쓸 수도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출판문화협회로 넘어간다고 해서 꼭 기관지가 된다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협회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 발행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출판저널의 특성은 살려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하지만 출판계나 출판저널 관계자들은 생각이 다릅니다. 출판저널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출판사든, 어디든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나 발행처가 바뀌면 출판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독자 입장에서는 발행처가 어디가 되든 별 상관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품격있는 서평을 계속할 수 있는 지의 여부입니다.
출판저널의 서평이 더 날카롭고 전문적이어야 하며 편집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발행처 변경을 둘러싼 논쟁을 계기로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서평 잡지를 만들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한번 고민을 했으면 합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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