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13일 충북지사는 물론 기대했던 대전시장 선거에서조차 패배,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2년 전 총선에서 나타난 충청권의 구심력 약화 현상이 이번에 더욱 분명해 짐으로써 당의 진로조차 불투명해 진,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이다.1995년 당시 민자당을 탈당해 자민련을 만든 지 6개월 만에 치른 1기 지방선거에서 충청 3곳과 강원지사까지 차지해 화려하게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던 김종필(金鍾泌) 총재도 이번 지방선거 패배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당장 JP를 포함, 총 14명인 국회의원의 동요가 불가피하다. 특히 한나라당이 자민련에서 옮겨 온 김용환(金龍煥) 국가혁신위원장과 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을 앞세워 ‘자민련 흔들기’에 나설 경우 탈당 도미노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마저 있다.
한 재선의원은 “당의 활로 모색을 위한 고뇌를 거듭하겠지만 유일한 지지 기반인 충청 민심까지 우리를 외면한 마당에 무슨 대책이 있겠느냐”며 “자민련의 앞날은 이제 JP가 아니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JP 자신이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다는 데 위기의 심각성이 있다. JP는 타개책으로 보수주의를 기치로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이나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과의 연대를 통한 활로를 모색하겠지만 JP의 ‘실체’를 확인한 이들이 이에 응할지가 불투명하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