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 투표율이 전국 단위 선거 사상 역대 최저인 4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을 치유할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중앙선관위는 오후 5시 30분 현재(이하 같은 기준) 전국 투표율을 43.7%로 잠정 집계했다.
1998년 2회 지방선거의 경우 이 시간부터 오후 6시 마감까지의 투표율 증가가 고작 5.3%였던 점에 비춰보면 이번에는 50%를 넘기기가 쉽지 않을 듯 하다.
1960년 12월 시ㆍ도지사 선거 투표율이 38.8%를 기록한 전례가 있지만, 당시 선거가 광역단체장 단독선거였다는 점에서 현재의 전국단위 선거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투표율을 전국단위 선거 사상 최저 투표율로 봐도 무방하다.
낮은 투표율은 대도시의 저조한 투표참가에서 기인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의 접전지역이었던 서울이 39.9%, 부산37.4%, 대구 36.8%, 인천 34.9%, 광주 37.6%, 대전 38.4% 등으로 울산(47.2%) 제외한 대도시 지역의 투표율이 40%를 밑돌았다.
정치불신에 따른 투표율 하락은 199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 60~70%의 투표율을 유지했으나 98년 지방선거(52.7%)를 기점으로 투표율이 급락하기 시작,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유권자 57.2%만이 한 표를 행사했다.
이번 선거의 경우 주요정당의 대선 후보가 주도하고, 적지 않은 열전 지역이 존재했음에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아들 비리 등의 정치불신 요소를 상쇄시키지 못했다.
투표율 추락은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는 20대, 30대 유권자층 때문이기도 하다. 98년 2회 지방선거와 16대 총선 당시 20대 유권자들은 각각 33.9%, 36.8%만이 투표에 참가했는데 이번의 경우에는 더 낮아졌을 것이라는 게 선관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월드컵 열기도 표심을 냉각시켰다. 월드컵 경기가 중계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의 투표율 증가는 5.6%포인트에 불과해 98년 지방선거의 6.6%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밖에 대선을 의식한 주요 정당들이 예년에 비해 선거비용을 적게 들인 점, 유권자들의 후보자 파악이 어렵고 인물ㆍ정책 대결이 진행되기 힘든 지방선거 특성도 낮은 투표율을 부채질했다.
이훈상(李勳相)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은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해졌다”면서 “선관위로서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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