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했던 ‘16강 청부사’ 보라 밀루티노비치(58)감독의 말은 공언(空言)으로 끝났다.1986년 월드컵 멕시코 팀부터 맡은 팀마다 모두 16강에 진출시켰던 명장도 중국을 세계수준으로 끌어 올리지는 못했던 것이다.
중국은 지역예선서 6승1무1패(13득점 2실점)의 만리장성 같은 4백 라인을 자랑했지만 세계무대에서는 속수무책 9골을 헌납했다.
중국은 체력이 좋은 장신 선수들로 신구조화를 이뤘지만 플레이메이커 부재와 미드필드에서의 압박이 약했고 위축된 플레이로 일관했다.
잦은 패스미스로 2대1 패스가 이루어지지 않아 측면 돌파에 의한 센터링이라는 단순한 공격루트만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대부분 킥 앤 러시의 공격은 상대 수비수에 번번히 걸렸다. 2선에서의 침투나 상대의 허를 찌르는 스루패스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개인기량도 격차가 컸다. 중국은 3전패와 함께 프랑스(3실점) 사우디아라비아(12실점)에 이어 무득점으로 귀국길에 오르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중국은 한 수 배우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서 드러난 보라 밀루티노비치의 지도력으로 볼 때 ‘10년 양병설’을 제기하고 있는 중국이 다시 한번 그에게 기회를 줄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사우디에 이은 중국의 몰락은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티켓(4.5매)의 축소 주장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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