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퇴임 앞둔 이영주 소방령 "36년 화재현장 체험, 책으로 정리했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퇴임 앞둔 이영주 소방령 "36년 화재현장 체험, 책으로 정리했죠"

입력
2002.06.14 00:00
0 0

“화재 현장에는 언제나 악마와 천사의 모습이 뒤엉켜 나타납니다.”한국 소방사의 산증인 이영주(李榮柱ㆍ60) 소방령(서울 서부소방서 행정과장)이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삶과 죽음을 넘나든 불길 인생을 정리해 논픽션 ‘불의 전쟁’(태웅출판)을 냈다.

이 소방령은 1972년 서울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 자리) 화재 때 39명을 구조해 단일화재 최다인명구조 기록을 갖고 있다.

그의 인생은 김훈(한겨레신문 기자)씨가 소방관을 주인공으로 쓴 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불의 전쟁’에서 그는 한계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심리와 엽기성을 투박하게 그려내고 있다.

악덕 업주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종업원들에게 술을 먹인 뒤 불을 질러 살해하고 실화로 위장하기도 했다.

소방관이 목숨을 걸고 화마와 싸우는 옆에서 구경꾼은 물건을 훔치기도 했다. 70년대 고위 정치인 K씨의 집에 불이 났을 때 K씨의 무례함에 화가 나 뺨을 때렸다가 낭패를 당하기도 했다.

충남 예산의 가난한 농부 집안에서 태어나 무작정 상경, 소방서 사환으로 일하다 2년간 월남전 참전을 마치고 1967년 처음으로 소방 호스를 잡았다.

36년간 화마와의 전쟁 끝에 남은 것은 만신창이가 된 몸과 서울 홍은동 연립주택이 전부지만 그는 행복해 했다.

그는 “4급 공무원으로 퇴임하게 돼 연금이 매달 200여만원 나온다”면서 “집 근처에 조그만 방을 마련하고 두 번째 소방 논픽션을 집필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1985년 처음 낸 소방 논픽션 ‘서울 타워링’은 10만부 이상이 팔렸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