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성적이 경제를 좌우한다.’ 16강 티켓의 주인공이 가려지면서 진출한 나라와 탈락한 나라들의 경제계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16강행 좌절로 가장 타격을 입은 곳은 프랑스의 광고업계다. 대회 2연패를 노렸던 프랑스에서는 ‘볼빅’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지네딘 지단, SFR 휴대폰으로 채팅을 즐기는 마르셀 드사이 등 축구스타들을 내세운 광고가 TV 프라임 타임 광고를 싹쓸이할 정도로 ‘축구 마케팅’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이 16강 탈락은 물론 무득점의 수모를 안고 귀국하자 광고주들은 대체 광고를 내보내느라 법석을 떨었고 모델교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표팀 후원업체인 까르푸는 한 여성이 대표팀 상징색인 푸른색 눈물을 떨구는 모습에 ‘오늘, 우리 모두는 푸른색이다’라는 문구를 곁들인 광고를 내보내는 등 광고주들은 국민적 분노 잠재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축구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파리 중심가에서는 스포츠용품 전문점 등에 붙어있던 지단 등 선수들의 포스터가 찢기고 구겨진 채 나뒹굴고 있다. 일부 팬들은 “오만한 선수들이 연습보다 수지맞는 광고 협상으로 돈을 챙기는데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국과 같은 D조에서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 광고업계도 울상이다. 한 광고주는 “광고주들이 대표팀을 내세운 광고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부었는데 물거품이 됐다”고 한탄했다.
한편 영국의 국기 제작업체들은 잉글랜드가 16강에 진출하면서 주문폭주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금까지 팔린 국기는 98년 월드컵,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 때의 8배인 3,000만장. 551개로 늘어난 국기 제작업체들은 대회기간중 1억 파운드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도 16강행이 확정되자 맥주와 월드컵 티셔츠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16강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려는 축구팬들로 관광업계도 바빠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16강 진출이 5,000만 유로의 경제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