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인천으로, 가자 거리로.”월드컵 한국-포르투갈전이 열리는 14일. 전국이 다시 한번 붉은 해일에 뒤덮인다. 16강 진출의 염원을 품은 붉은 물결은 그 어느 때보다 장엄하고 거대할 것으로 보인다.
■ 200만 인파 나온다
지방선거로 임시공휴일인 13일에도 시민들의 화제는 월드컵이었다. 다음날 함께 길거리 응원을 나갈 약속을 잡느라 분주했고 붉은 옷을 맞춰 입고 함께 투표장을 찾은 조기축구회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등산과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도 “이긴다” “비긴다”며 포르투갈전 전망으로 얘기꽃을 피웠다.
붉은 옷 차림으로 서울 관악산을 찾은 회사원 오지은(吳智恩ㆍ25ㆍ여)씨는 “미국전때 응원가지 않아 한국팀이 이기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든다”며 “내일은 꼭 친구들과 함께 시청앞 광장으로 나가서 목 터져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불안감이 없을리는 없다. 상대는 엄연한 우승후보. 하지만 시민들은 저마다 그럴듯한 이유들을 들이대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회사원 신경수(辛炅秀ㆍ34)씨는 “우승후보들의 잇딴 탈락은 한국팀 승리의 전조”라며 “14일 밤은 전국이 함께 축배를 드는 축제의 밤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14일에도 서울 광화문과 시청앞 광장, 대학로 등을 비롯, 전국 161개소에 전광판이 마련돼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진다. 경찰은 저녁시간대인데다 16강행이 결정되는 날이어서 전국에서 150만~200만여명의 인파가 길거리를 메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벌써 붉게 물든 인천
승전가가 울려퍼질 인천의 모습은 벌써부터 장관이다. 인천문학경기장 주변에는 인천 청학초등학교, 인성여중, 인천고 등 이 지역 초ㆍ중ㆍ고생들이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격문을 담아 만든 플래카드 165개가 내걸려 축제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400여개 텐트가 문학경기장 주변을 감쌌고, 붉은 옷차림의 4,000여명이 입장권 현장판매를 기다리며 4박5일째 노숙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14일은 한국의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고, 텐트촌은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 함성의 도미노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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