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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레즈 이코노미'…한국경제 상징 새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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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레즈 이코노미'…한국경제 상징 새 키워드

입력
2002.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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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적이면서도 질서정연한 한국의 축구응원이 세계적 주목을 받으면서, ‘레드 데블즈(Red Devils:붉은 악마)’에서 비롯된 ‘레즈 이코노미(Reds Economy)’가 한국경제를 상징하는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레즈 이코노미란 고도압축 성장에서 외환위기 극복까지 과거 한국경제의 성공배경에는 ‘붉은 악마’의 축구응원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열정과 적극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 나아가 향후 경제도약의 핵심동력도 한국인 특유의 이런 열정과 적극성, 창의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레즈 이코노미’론의 골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레즈 이코노미’의 특징을 Red의 머리글자로 풀이했다. 즉 끈기있고(Resilient), 열정적이며(Enthusiastic), 역동적인(Dynamic) 경제 주체들의 성향이 한국경제를 이끌어 왔고, 앞으로도 이끌고 갈 것이란 해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의 대외적 이미지를 소극적인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붉은 악마와 같은 ‘다이내믹 코리아’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레즈 이코노미는 우리나라 특유의 국민성에 기초하고 있다. 평소시에는 모래알 같은 분열적 태도를 보이다가도, 특정목표가 설정될 경우 무한대에 가까운 열정과 통합을 이끌어낸다. 또 외부환경변화에 놀라울 정도로 민첩하고 창조적으로 적응해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성향은 기업경영 현장에선 ‘신바람 경영’으로, 경제성장기엔 ‘고도압축성장’으로, 축구응원에선 ‘붉은 악마’로, 문화에선 ‘한류(韓流) 열풍’으로 나타났다.

경제영역에선 비록 통제적 방식이긴 하나 ‘가난탈출’이란 대명제 아래 전 국민이 뭉쳤던 1960~70년대의 새마을운동, 이기적 정서를 하루아침에 자기희생의 정신으로 바꿔놓았던 외환위기 직후의 금모으기 운동, 초고속 인터넷인구 세계 1위로 대표되는 정보기술(IT)바람 등에서 ‘레즈 이코노미’의 특징이 발견된다.

특히 인터넷이 붉은 악마의 조직화에 일조했듯이, 세계적으로 가장 잘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통신 인프라는 레즈 이코노미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경제의 선순환적 발전을 위해선 과거 일회성 바람몰이 식의 낡고 임의적인 ‘레즈 이코노미’가 아닌, 질적으로 변화된 ‘뉴 레즈 이코노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국민적 열정과 통합이 지속되려면 ▦뿌리깊은 부정부패의 해소 ▦새로운 비전과 도덕ㆍ책임성을 겸비한 지도자의 등장 ▦열정을 제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시스템의 구축 등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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