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 16강 진출에 실패, 챔피언팀으로서의 자존심이 무참히 짓밟힌 프랑스 선수단이 12일 낮 12시50분 에어프랑스 편으로 쓸쓸히 귀국길에 올랐다.이들은 오전 10시 숙소인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을 나온 와 월드컵조직위원회가 마련한 버스편으로 11시1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 곧바로 출국수속을 밟았다.
간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 듯 초췌한 표정의 선수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카메라 플래시에도 손을 내저으며 얼굴을 찌푸리는 등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러나 공항에서 박수로 맞아준 수백명의 국내 및 프랑스팬들에게는 잠시 굳은 표정을 풀고 함께 사진을 찍어주거나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특히 지네딘 지단은 출국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 기사가 실린 축구잡지를 유심히 읽는 모습이 눈에 띠었다. 지단은 전날 덴마크전이 끝난 뒤 “이런 끔찍한 결과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세번 골 찬스가 있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탄식했었다.
한편 수비수 뱅상 캉들라는 전날 저녁 16강 탈락의 울분을 달래려 홀로 호텔 카지노에 들렀다가 3,700만원의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팀 출국 공항 안팎에는 400명의 경찰이 배치됐으며 지단 등 몇몇 스타플레이어들에게는 특별경호팀이 붙여졌다.
반면 프랑스 등을 꺾고 16강전에 진출, 이날 경기장소인 일본으로 출국한 세네갈팀은 온통 잔치 분위기여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세내갈 선수들은 전날 한국 서포터즈와 함께 한정식 집은 찾아 전통요리와 공연을 즐기며 한국에서의 밤을 축제로 보냈다. 선수들은 “행운의 땅 한국을 떠나게 돼 서운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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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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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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