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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가자,오늘은 투표소로 / 바뀐 투표절차 너무 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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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가자,오늘은 투표소로 / 바뀐 투표절차 너무 난해…

입력
2002.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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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 누구에게 투표해야 하죠?”지방선거가 월드컵 열풍에 떼밀려 어느 때보다 후보들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13일 치러진다.

게다가 정당투표제, 2차 투표제 등 새로이 바뀐 투표방식마저 난해해 낮은 투표율과 함께 투표지연, 중도 포기자 속출 등 상당한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 수학 공식 같은 투표 방식

“마치 ‘로그함수’를 푸는 것 같아요.” 주민혜(21ㆍ서울 K대 4)씨는 “첫 투표의 설레임은 사라지고 너무 어려운 투표절차에 머리만 혼란스럽다”며 고개를 저었다.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했다는 임석원(39·회사원)씨도 “신문에 소개된 투표절차를 몇번이나 읽어봐도 명료하게 들어오지 않는다”며 “나이 드신 분들이나 초보 유권자들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은 비례대표 광역의원을 뽑는 정당투표제가 도입됨에 따라 기표해야 할 투표용지가 4장에서 5장으로 늘었고, 투표도 ‘기초의원ㆍ광역의원ㆍ비례대표’, ‘기초단체장ㆍ광역단체장’ 순서로 두 번씩이나 해야하기 때문.

■ 사실상 4번 투표?

이 뿐만이 아니다. 투표절차를 꼼꼼히 살펴봤다는 박준호(35ㆍ학원강사)씨는 “투표용지 귀퉁이의 번호를 떼어내 번호지 투입함에 2번 넣는 것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4번 투표하는 것 아니냐”며 “왜 이렇게 복잡해야 하는 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갸웃했다.

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기표소에 들어가기 전에 번호표를 번호지 투입함에 넣어야 하지만 번호표가 그대로 붙은 투표지라도 무효처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색깔 구분도 일부에는 난감

5장이나 되는 투표용지를 구분하기 위해 저마다 색깔을 다르게 하고, 투표용지와 투표함의 색상을 동일하게 한데 대해서도 색약이거나 색맹인 유권자는 오히려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모(32)씨는 “색 구분이 잘 안돼 다른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어 창피를 당하지 않을 까 걱정”이라며 “투표장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 투표 중도포기 우려도

복잡한 투표방식으로 인해 투표시간이 크게 길어지면서 유권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시간에는 상당수가 기다리다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생소한 투표방식에 당황한 유권자들이 머뭇거리다 보면 한 사람이 투표하는 데만 10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관계자는 “투표절차가 좀 복잡해진 것은 사실이나 빨리하면 1분 이내에 투표를 끝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 누가 누군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문제는 어느 때보다도 후보들의 인지도가 낮다는 것. 상당수 유권자들은 중앙 정당의 지원아래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광역ㆍ기초 단체장 출마자들에 대해서는 그나마 알고 있으나 광역의원이나 특히 정당과 무관한 기초의원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한 형편이다.

“기초단체장까지는 무조건 지지 정당 소속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양모(43·회사원)씨는 “하지만 기초의원 후보는 사실 누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경실련 박완기(朴完基) 지방자치국장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자칫 지방의회가 무자격 의원들에게 점령당할 수 있다”면서 “유권자들은 투표 전 한번만이라도 반드시 후보들의 경력과 공약을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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