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3기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월드컵 열기와 때이른 대선 열풍의 와중에서 뒷전에 밀렸지만 선거는 선거다.되풀이 강조했듯이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는 그 중요성이 대선이나 총선 못지않다.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실질적 생활과 직결된 정책을 결정하고 삶의 질에 직접 연관이 있는 사안들을 집행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비전과 능력있는 단체장이 지역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성공사례를 무수히 봐 왔다. 반면 단체장 한명 잘 못 뽑아 지역경제가 파산에 몰리는 경우도 숱하게 목도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앞서 두번(1995ㆍ98년)의 경우와 판이한 환경 속에서 진행됐다.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이벤트가 계속되는 데다, 한국팀의 선전은 전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이러한 판에 선거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호소가 먹혀 들리 만무하다. 또 대선을 6개월 앞두고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것도 처음이다.
지역특색에 맞는 정책대결과 누가 적합한 지역 일꾼인가를 가려야 할 후보검증이 대선 논리에 함몰돼 버렸다.
40%선의 사상최저 투표율이 예상되고, 당선에 필요한 기본표가 줄어들자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를 확보하려는 바람에 과열ㆍ혼탁상이 극심해져 버렸다.
위기에 처한 제3기 지방선거를 구하는 길은 투표에 적극 참가, 누가 지역을 위해 사심 없이 일 할 사람인가를 정확히 가려내는 길 밖에 없다.
월드컵도 투표를 마친 후에 시청하자. 차선이 안되면 차악 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가장 무서운 적(敵)은 정치적 무관심이다. 투표를 외면하거나, 마구잡이로 찍는 행위는 지방자치를 망친다.
이로 인한 손해와 폐단이 고스란히 유권자에게 돌아감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제2기 지방자치에서 광역시장ㆍ도지사 16명 중 5명이, 시장ㆍ군수ㆍ구청장 232명 중 46명이 사법처리대상 이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기권하거나 잘 못 뽑아 놓고 후회해 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내 한 표의 올바른 선택에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앞날이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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