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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키교수의 월드컵 현장 / 아시아 축구가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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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키교수의 월드컵 현장 / 아시아 축구가 당당하다

입력
2002.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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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경기일정의 3분의 1을 소화한 한일월드컵이 역사상 가장 빼어난 월드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각 팀이 2경기를 마칠 때까지 보여준 경기 내용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 충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경기를 달아오르게 만든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이 유럽팀을 상대로 역사적 승리를 거둔 것일 것이다.

한국은 폴란드를 제압했고 일본은 러시아를 눌렀다. 이 흥분과 감동은 두고두고 양국국민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사실 한일 양국팀의 승리는 단순히 월드컵 첫 승이라는 기록적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시아 축구가 세계적 수준으로 진일보했다는 데 역사적 의의가 크다.

일본의 경우 과거 역사적 승리라 할 만한 경기가 2가지 있었다. 하나는 1936년 올림픽에서 우승후보였던 스웨덴을 누른 ‘베를린 기적’이고 둘째는 68년 올림픽 3위 결정전에서 홈팀 멕시코를 누르고 동메달을 딴 것이다. 두 승리는 아마추어들의 대결인 올림픽에서 이룬 성과였다.

이에 반해 이번 승리는 각국의 최고 프로들로 구성된 월드컵에서 달성한 것이었고 그것도 치열한 예선전에서 살아남은 유럽 팀을 상대로 만든 쾌거였다.

한국과 일본이 당당하게 유럽 팀들과 맞붙어 승리한 게임이 TV 위성중계를 통해 전세계에 전해졌다.

아시아축구가 월드컵 열등생이 아니라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인들이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첫걸음에 불과하다. 폴란드와 러시아는 과거 사회주의권이었다. 과거 이들 국가는 올림픽에서는 뛰어난 성적을 내놓았지만 프로들이 다투는 월드컵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에 보여준 플레이 방식도 다른 유럽 팀과 비교하면 다소 단순해 보였다.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프랑스 아르헨티나 브라질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이 연출하는 화려한 테크닉과 탄탄한 조직력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다. 한국과 일본이 자만해서는 안될 이유다.

그런데 세계의 톱 팀들도 브라질과 스페인을 제외하곤 리그 1차전에서 패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처럼 많은 파란이 있는 것도 경기를 달아오르게 한 원인이다. 한국과 일본도 이런 팀들을 상대로 담판을 지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 팬들은 한국이 함께 16강에 진출하길 바라고 있다. 10일 미국과의 경기에서 안정환 선수가 극적으로 동점골을 넣었을 때 요코하마의 국제미디어센터에서 TV를 보고 있던 조직위의 일본인 관계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리고 박수를 쳤다.

한국 팬들도 일본의 승리를 축복하고 두 나라가 함께 전대미문의 토너먼트의 열광으로 빠져들길 기대할 것이다.

우시키 소키치로(牛木素吉朗) 일본 효고(兵庫)대 교수ㆍ축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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