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온 6ㆍ13 지방선거가 월드컵 열기 및 유권자의 정치무관심이 겹쳐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 지방자치의 실종 등 우려의 목소리가 심각하게 일고 있다.특히 낮은 투표율은 각 후보들의 금품 살포 등 금권 선거를 초래, 결국 민심이 왜곡된 선거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또 이번에 선출되는 단체장과 지방 의원들이 향후 4년 동안 지역일꾼으로서 주민들의 실질적 생활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유권자 스스로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9일 중앙선관위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확실하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투표 확실층은 45.1%에 불과했다.
1998년 6ㆍ4 지방선거에서 예상 투표확실층이 67.4%였으나 실제 투표율이 52.6%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표율은 30%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투표하고 축구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붉은 악마 등 월드컵 응원단을 통한 CF 방영 등 모든 매체를 동원해 유권자의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등 비상대책에 나섰다.
또 투표당일 근무를 하게 되는 정부 부처와 기업체 등에 직원들의 투표참여 시간 보장을 요청하고 출ㆍ퇴근 시간대 캠페인 등도 벌일 방침이다.
각 정당은 투표율에 따른 선거결과의 득실을 저울질하면서 정당 연설회 및 거리 유세를 통해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투표장을 심판장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부패정권 심판론’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젊은층이 투표하면 월드컵도 16강 진출’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20~30대 젊은 층의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고려대 이내영(李來榮) 교수는 “지방선거의 취지는 중앙의 엘리트 중심 정치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유권자들에게 정치참여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유권자의 투표율이 높아야 지방살림을 결정하는 단체장 및 의원들이 제대로 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손혁재(孫赫載)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세번째로 치르는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단체 부단체장ㆍ기초단체장의 국가직 임명 등 지방화시대에 역행하는 움직임에 쐐기를 박고 본격적인 지방자치를 뿌리내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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