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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어쩌다 우리가…" 비탄의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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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어쩌다 우리가…" 비탄의 프랑스

입력
2002.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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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앵들은 샹젤리제 거리에서,레퓌블리크 광장의 카페에서 흐느꼈다.11일은 프랑스 축구사에서 최대 치욕의 날로 기록됐다.16일 2차 투표를 앞둔 프랑스 총선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고 나라 전체가 침묵에 빠진듯했다."지단도 프랑스를 구하지 못했다."지네딘 지단의 출장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팀의 16강진출이 좌절된 11일 프랑스 전역은 비통에 잠겼다.출근까지 미루며 가정에서,거리에서 TV중계를 지켜보던 프랑스 국민들은 "프랑스 축구가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수모를 당했다"며 "이제 원점에서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탄식했다.

프랑스 언론들도 '레 블뢰(프랑스 대표팀)가 우리의 마지막 희망을 저버렸다'(르 몽드),'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스포츠 전문 일간지 레퀴프)는 제목으로 국민의 실망감을 전했다.

대형 TV가 설치된 시청 앞 광장에 모여 "레 블뢰" "지단"을 번걸아 연호하던 파리 시민들은 전반에 덴마크가 선제골을 넣자"16강 진출은 이젠 물건너갔다"며 한숨을 쉬다 후반에 한 걸을 더 허용하자 아예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많았다.일부 시민들은 로제 르메르 감독이 경기 후 소감을 말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나오자 일제히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건축가 알랭 구스트(32)는 "치욕적이다.그들은 지난 4년 동안 쳄피언이라고 뻐기기만 했지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돌아오면 토마토 세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시민 장-밥티스트 골레는 "전 대회 우승팀이 한 골도 넣지 못하고,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16강에서 탈락한 것은 월드컵 사상 처음"이라며 울먹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TF1방송의 주가도 곤두박질했다.덴마크가 첫 골을 기록한 순간 TF1의 주가는 투매 현상으로 2.9%나 떨어졌다.

세계 언론들도 프랑스 팀의 침몰을 이번 월드컵의 최대 이변으로 긴급타전하면서 "프랑스가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축구 강국들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맥빠진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대회 우승국 조예선 탈락

전 대회 우승국이 1라운드(조별예선)서 탈락한 것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의 브라질 이후 처음이다.

물론 1938년 2회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가 3회대회(1950년)서 예선탈락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번까지 모두 3번이 되지만 당시는 월드컵이 중단된지 12년만에 재개된 상황이어서 이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1966년 월드컵서 브라질은 58년, 62년에 이어 사상 첫 3연패를 노렸던 터라 탈락의 충격이 컸다.

브라질은 16개국이 참가한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불가리아를 2-0으로 제압했으나 이어진 헝가리전, 포르투갈전에서 1-3으로 패해 결승 토너먼트(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브라질의 패인은 이번 대회 프랑스의 지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펠레의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58년 첫 우승의 주역 펠레는 불가리아와의 1차전서 상대 선수의 거친 플레이에 부상, 헝가리전에서는 아예 뛰지 못했다.

펠레는 팀이 헝가리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자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지막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무리하게 출전했으나 결국 패하고 또다시 부상하는 불운을 겪었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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