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 라쿤시티. 거대기업 엄브렐라사는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의약 및 생활용품의 독과점 기업으로 성장한다.이 기업은 빌딩 지하에 지하연구소 하이브를 만들고 극비리에 ‘T 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 실험을 하고 있다.
어느날 이 바이러스가 유출되면서 연구소는 통제되고, 직원 모두가 가스에 의해 사망한다.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슈퍼컴퓨터. 연구소 직원 앨리스(밀라 요보비치)는 슈퍼컴퓨터 레드퀸에 맞서기 위해 특공대와 함께 현장에 파견된다.
3시간 안에 레드퀸을 파괴하지 않으면 전세계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지는 상황.
밀라 요보비치(27)는 우크라이나 출생으로 프랑스 뤽 베송 감독의 ‘제 5원소’에서 신비한 소녀의 모습으로 나타나 전세계 영화팬의 이목을 받기 시작했다.
섹스어필한 외모로 ‘투 문 정션’ 등의 진한 영화에도 출연한 적이 있으나 스타덤에 오른 후에는 ‘잔다르크’ 같은 대작 영화나 ‘밀리언 달러 호텔’처럼 작품성 있는 영화에 출연했다.
‘레지던트 이블’은 요보비치를 여전사로 설정해 죽죽 뻗는 발차기(각선미를 보여 주기 위해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혔다)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등 신체적 매력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려 애썼다.
영화의 도입부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커피잔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가던 남자가 다른 남자와 부딪치면서 옷에 커피를 쏟는 장면이 슬로 모션으로 처리되면서 만만찮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더욱이 퇴로가 봉쇄된 건물 안에서 삽시간에 죽어가는 직원들의 모습 역시 앞으로 진행될 사건의 실마리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중반부로 가면 이 영화가 지적 게임을 즐기는 SF라기보다는 일종의 좀비(살아난 시체)영화인 게 밝혀진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의 시체들이 벌떡벌떡 살아나 특공대를 공격하면서 앨리스가 이들과 벌이는 혈투가 기둥 줄거리가 된다.
스토리는 의외로 빈약한 반면 눈과 귀를 자극하는 요소가 상당하다.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마치 에일리언과도 흡사한 모양새를 지닌 다양한 좀비의 모습이나 그룹 매릴린 맨슨의 하드코어와 테크노 음악이 꽤나 자극적이다.
물 방울 하나만 떨어져도 눈에 띌 것 같은 반드르르한 엄브렐라 건물이 좀비 소굴로 변해 가는 과정, 슈퍼 컴퓨터의 모습을 ‘레드퀸’이라는 이름과는 상충되게 귀여운 소녀로 설정한 대목도 참신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출시된 비디오 게임이 원작인 탓에 스토리의 긴밀성은 매우 떨어지는 편에 기억을 잃어버린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의 연기 역시 각선미만 못하다.
‘이벤트 호라이즌’ ‘모탈 컴뱃’ ‘솔저’ 등 주로 SF 액션 영화를 만들어 온 영국 폴 앤더슨 감독의 작품.
게임이 인기를 끈 탓에 미국에서는 3월 17일 개봉,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하는 등 영화 내실에 비해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었다. 13일 개봉. 18세이상.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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