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실축이 패인이었다. 한국은 10일 황선홍이 얻은 페널티킥을 이을용이 실축하는 바람에 동점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경기주도권을 장악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한국은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37분 김남일이 중앙에서 골문 앞으로 전진 패스한 공을 황선홍이 헤딩하려는 순간 미국 어구스가 오른쪽 팔꿈치로 목을 누르며 잡아넘어뜨렸고 울스 마이어 주심은 휘슬과 함께 옐로카드를 꺼내 들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볼이 골문 앞에 놓여지고 이천수와 황선홍이 찰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벤치에서는 갑자기 이을용을 키커로 내보내라는 사인이 건네졌다.
이을용은 골문 왼쪽 모서리를 보고 왼발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프리덜이 방향을 알아채고 다이빙하며 쳐냈다. 흘러나오는 볼을 보고 이천수가 쇄도, 오른 발을 갖다 댔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이을용의 킥은 빠르지도 않은데다 골키퍼가 가장 막기 쉽다는 어깨높이로 날아갔다. 이에 더해 이을용은 골키퍼와의 심리전에서도 킥 방향을 간파당하는 허점을 드러냈다.
한국이 미리 정해 놓은 프리킥 전담 키커는 이천수와 이을용이었다. 벤치에서는 이을용의 왼발킥이 정확한데다 이 날도 날카로운 센터링으로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내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기 때문에 키커로 정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올 초까지만 해도 홍명보와 유상철을 프리킥 전담 키커로 내세웠으나 1월 북중미골드컵에서 유상철이 페널티킥을 실축한 이후 최근에는 컨디션과 프리킥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운용하고 있다.
한국은 골드컵 1차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전반 7분께 최용수가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유상철이 오른발로 찬 킥이 가운데로 몰리는 바람에 골키퍼가 막아내는 불운을 겪었다. 이날 이을용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한국팀은 다시 한번 페널티킥 징크스에 괴로워하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대구=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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