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외국기업 10곳중 7개 기업은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동북아시아의 허브(hub)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그러나 이러한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이후 실제 투자를 확대하려는 기업은 많지 않아, 이번 대회가 자칫 경제적 도약의 기회로 연결되지 못한 채 1회성 스포츠행사로 끝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이 113개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월드컵 이후 한국의 허브국가 부상 가능성에 대해 69.9%가 긍정적 대답을 보냈다.
북미나 유럽계 기업 보다는 아시아계 기업이, 규모가 작은 기업보다는 대기업이 한국의 허브국가화에 밝은 전망을 나타냈다.
허브화를 위한 과제로는 물류기반 확충이 24.1%로 가장 주문이 많았고, 부정부패해소(19.6%)-언어소통(16.1%)-금융선진화(16.1%)-시장개방확대(14.3%)-노사안정(6.3%)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이었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28.3%에 불과한 반면, 이미지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응답이 40.7%, 부정적 이미지도 31.0%에 달했다.
한국에 대한 연상이미지도 남북대치상황이 40.5%로 가장 많았다. 5.1%는 ‘한국하면 부패에 관한 인상이 떠오른다’고 답했다.
때문에 응답기업의 절반이상(51.3%)은 현재로선 외국에 한국제품을 수출하는데 ‘코리아 이미지’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번 월드컵 개최는 한국의 국가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점에는 대다수 기업들의 동의했다.
주한 외국기업중 절반 가량(52.7%)은 월드컵 유치이후 본사의 한국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월드컵이후 한국에 대한 외국인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이후 실제로 한국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기업은 25.7%에 불과했다. 또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도 한국(31.0%)보다는 일본(53.1%)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월드컵이 인지도 상승과 허브국가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에 대한 실질적 투자확대로 이어지려는 움직임은 없다”며 “월드컵이 대외신인도 상승과 경제적 부가가치확대의 계기로 연결되려면 정부와 기업차원의 철저한 마케팅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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