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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때문에 웃고, 울고…

입력
2002.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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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식 가수(?) 윤도현윤도현은 가요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월드컵이 시작되고 나서 더 바빠졌다.

그가 부른 붉은 악마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와 ‘아리랑’ 때문. ‘오 필승 코리아’는 그야말로 요즘 온 국민의 새로운 애국가가 되다시피 했고 광고와 방송국 축구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을 수 있다.

음반에는 실려있지 않지만 광고가 나갈 때마다 윤도현 밴드라는 이름이 함께 나가 홍보 효과도 만점이다.

또 얼마 전 발매한 ‘라이브 2’에 실린 록 풍의 ‘아리랑’도 월드컵 분위기를 타고 자주 방송을 탄다.

월드컵이 시작되고 나서 음반 판매가 크게 늘어 10만장을 육박하고 있다.

두 노래 덕에 윤도현은 한국전이 있었던 지난 4일 광화문과 10일 시청 앞에서는 물론이고 전국을 돌며 하루 3,4개의 행사를 뛰고 있다.

“이렇게 바쁘고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적이 없었다”는 윤도현은 15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어서 잠시 활동(?)을 접어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보고싶은 드라마는 인터넷으로

올빼미족이 되지 않고서는 지상파TV에서 드라마를 보기 힘든 요즘 대안으로 드라마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SBS ‘유리구두’ ‘나쁜 여자들’은 6월 들어서면서부터 VOD이용건수가 60만건에서 70만건으로, 10~15% 증가했다.

‘피아노’ ‘명랑소녀성공기’처럼 지난 드라마 VOD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MBC ‘로망스’도 월드컵기간동안 방송시간이 밤 11시30분으로 늦춰지면서 VOD 이용횟수가 30% 증가했고, 다른 드라마들도 VOD이용률이 10~15% 늘어났다.

KBS도 ‘제국의 아침’등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VOD 이용률이 평균 13% 증가했다.

■월드컵 중계로 주머니 두둑해진 지상파방송사

KBS MBC SBS 지상파 방송3사는 월드컵중계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불리게 됐다.

한국전 개막전 결승전 등 주요경기 광고단가는 15초에 최소 2,800만원, 16강전부터 준결승전까지 950만~2,300만원, 예선전은 700만~2,000만원.

평상시 가장 높은 ‘뉴스데스크’(MBC)의 1,200만원보다 최고 2.3배 이상으로 월드컵중계의 광고단가는 높다.

한국대표팀의 폴란드전 승리로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KBS MBC SBS는 10일 미국전과 14일 포르투갈전까지 각각 15분의 광고시간을 모두 판매했다.

KBS와 MBC는 광고단가가 3,000만원으로 10일 개최된 미국전에서만 18억원, SBS는 이보다 적은 17억2,000만원의 광고판매를 올렸다.

■축구경기 보는 짬짬이 쇼핑까지

홈쇼핑 채널은 희색이 만연하다. 현대홈쇼핑은 한국과 폴란드전 직전인 3일 오전6시~4일 오후8시30분에 캐시백이벤트를 전개하면서 240억원이라는 매출을 거뒀다.

하루 평균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LG홈쇼핑도 4일 평상시보다 매출이 10% 정도 늘었다.

홈쇼핑채널의 황금시간대는 밤11시와 오전11시로 다행히도 월드컵 중계가 있는 오후3시~10시를 피해있다.

LG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월드컵 중계라도 TV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기만 하면 좋다. 채널을 돌리다 보면 홈쇼핑을 거쳐갈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썰렁한 극장가

“경쟁작이 무서운 게 아니라 월드컵이 무섭다.”

6~9일 4일간 전국에서 5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해적, 디스코왕 되다’(감독 김동원ㆍ제작 기획시대)는 최근 썰렁한 극장가에서 ‘이변’을 연출했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전이 있는 10일 관객이 떨어진 데 이어 14일에는 대 포르투갈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해적…’을 빼고 다른 영화들은 더 걱정이 많다.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묻지마 패밀리’는 서울서 고작 4만명(전국 14만명)의 관객으로 1위를 차지했을 만큼 개막 이후 전체 관객수는 크게 줄었다.

과거에는 주말서 최소한 10만명은 넘어야 1위가 가능했다. 멀티플렉스 CGV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관객이 10% 줄었다.

‘열혈팬’이 많은 부산은 30%까지 준다.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가 확정되는 금주가 최대 고비”라고 진단했다.

대부분의 극장은 주요 경기가 있는 날이면 극장에 입장한 관객수(관객점유율)가 50% 내외에 머무는 극단적인 ‘비수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폴란드전이 있었던 4일 관객 수는 극장별로 70%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멜로 영화의 부진은 더욱 결정적. ‘오버 더 레인보우’(43만명) ‘후아유’(16만명)는 상당한 작품성을 가진 멜로라고 호평을 받은 반면 관객수는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가요계 극심한 불황, 월드컵 관련 음반도 재미 못 봐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가요계는 한마디로 적막강산이다. 새 음반도 거의 나오지 않고 가수들의 주 활동 무대인 TV 쇼 오락 프로그램도 월드컵 경기 중계로 제대로 방송되지 않고 있다.

음반을 내고 활동할 예정인 ‘용감한’ 가수는 김현정과 박정현 정도.

특수를 기대했던 월드컵 관련 음반도 재미를 못보고 있기는 마찬가지.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월드컵 관련 음반은 공식 음반 2장외에 김건모, 핑클 등 국내 유명 가수들이 참가한 ‘2002 사커 페스티벌’ 조수미가 부른 응원가 ‘챔피언스’와 아바 등의 노래가 실린 ‘빅토리’ 등 5,6장.

참여 가수들의 면면은 하나같이 쟁쟁하지만 이중 어느 것도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고 있지 못하다.

특히 공식 주제가인 아나스타샤의 ‘붐’은 응원가답지 않은 멜로디와 따라 부르기 힘든 가사로 내심 1994년 프랑스 월드컵 때의 리키 마틴을 기대하며 음반을 발매한 소니 뮤직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대중문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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