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킬리안 이후 최고의 안무가로 꼽히는 나초 두아토(45)가 이끄는 스페인국립무용단이 21~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나초 두아토와 스페인국립무용단은 우리나라에선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무용인들 사이에선 대단한 찬탄과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가 만든 춤은 네덜란드 댄스시어터,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로열발레단,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등 세계 주요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우리 시대의 춤, 그 정상에 나초 두아토가 있다.
유럽 현대발레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선구자, 신체 미학의 경이로운 예술품을 창조하는 예술가로서 그에게 쏟아지는 찬사는 끝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번, 1988년 리옹오페라발레단의 내한공연 때 그의 작품 ‘닫혀진 정원’이 소개된 적이 있는데, 당시 무용인들에게 너무나 선명한 각인을 남겼다.
이번 내한공연은 유럽 현대발레의 오늘, 가장 높이 솟아올라 눈부신 날개를 펼치고 있는 그의 예술세계를 만끽할 호사스런 기회다.
스페인 발렌시아 태생인 그는 1980년 스웨덴 쿨베리 발레단에서 프로무용수로 출발했다.
이듬해 지리 킬리언에 발탁돼 네덜란드 댄스시어터로 옮기면서 바로 전유럽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1988년 이 단체의 상임안무가가 되어 유럽 최고의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떠올랐다.
스페인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된 것은 1990년. 그는 이 단체를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그의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움직임의 자유를 구가하면서도 고전발레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때문에 매우 현대적이면서 동시에 고전적이다.
그 안에 담긴 세계는 폭발적 에너지와 섬세한 이미지, 현란한 기교의 황홀경이다. 스페인국립무용단에서 그는 스페인 정신과 문화로부터 길어낸 무궁무진한 레퍼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에 갖고 오는 작품은 안무와 의상, 세트 모두 그가 직접 만든 최신작 세 편이다. 16세기 스페인 시인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너무도 사랑하는 당신’(1996년 초연) 그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자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전통타악기 이름인 ‘살라파르타’(2001년 초연)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작곡가 아르칸젤로 코렐리의 음악으로 천국과 지옥, 삶과 죽음을 표현한 ‘아르칸젤로’(2000년 초연)를 선보인다.
21일 오후 7시 30분, 22일 오후 3시 30분 7시 30분, 23일 오후 4시.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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