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선두(4골)를 달리는 ‘전차군단’ 독일의 득점기계 미로슬라프 클로세(24ㆍ카이저슬라우테른)가 폴란드팀에서 뛸 뻔 했다고?듣기만 해도 아찔한 얘기지만 폴란드와 독일의 이중국적을 갖고 있는 클로세는 실제로 폴란드 예지 엥겔 감독으로부터 대회개막 직전까지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몸은 폴란드인이지만 마음은 독일인이었던 그는 루디 푀일러 독일감독에게 OK사인을 냈다.
클로세의 고향은 폴란드 오폴. 핸드볼과 축구선수였던 부모 밑에서 태어난 클로세는 9세까지 그곳에서 살다 부모를 따라 독일로 이주한 뒤 사실상 독일축구를 배우며 자랐다. 때문에 축구에 관한한 그는 독일인이다.
182㎝의 키에 유난히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그는 프로선수가 되자마자 두각을 나타냈다. 데뷔 첫해인 2000년 12월 7경기에서 6골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고 소속팀을 유럽축구연맹컵(UEFA컵) 4강까지 끌어올려 푀일러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클로세의 A매치 출전은 지난해 월드컵 유럽지역예선 알바니아전 때부터다. 그는 이경기서 결승골을 작렬시켰고 4일뒤 그리스와의 경기 2_2 상황서 헤딩 결승골을 뽑아내 독일인들을 열광시켰다. 지난 2월 이스라엘과의 친선경기서는 13분만에 헤트트릭을 기록, 사우디아라비아전서의 활약을 예고하기도 했다.
아일랜드전서 입은 무릎부상을 딛고 카메룬전 폭격에 나서는 클로세는 “분데스리가에서 뛰면서 독일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해 엥겔 감독에게는 실망을, 한국에게는 묘한 행운을 안겨주었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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